아파트 주민 갈등 속 문서 훼손과 협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

이 사건은 아파트 주민인 피고인 A이 주민동의서의 일부를 찢어 문서손괴 혐의, 입주자대표회장인 피해자 B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여 협박 혐의로 기소되었고, 또한 피고인 A과 피고인 B은 각각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항소심 사건입니다. 원심에서 피고인 A은 문서손괴와 협박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벌금 300만 원)을 받았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B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 피고인 A은 문서손괴와 협박이 정당행위이거나 사실오인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고, 검사는 피고인 A과 B의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 사실오인이며, 피고인 A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의 문서손괴 및 협박 유죄 판단이 정당하며, 검사의 피고인 A과 B에 대한 업무방해 무죄 판단도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 A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아파트 상가 입점주이자 치킨집 D 운영자, 주민동의서 손괴 및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B 협박 혐의를 받음)
• 피고인 B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피고인 A의 치킨집 영업 업무방해 혐의를 받음)
• 검사 (피고인 A과 B의 원심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하고 피고인 A의 형량이 가볍다고 주장)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아파트 공동체 내에서 주민 간의 갈등이 발생하여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피고인 A은 아파트 상가 입점주로서 주민총회에서 주차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 주민동의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해당 동의서의 제목 부분을 찢었고, 이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인 피해자 B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하여 협박 혐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A은 주민총회에서 소리를 질러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도 기소되었습니다. 한편, 입주자대표회장인 피고인 B은 피고인 A이 운영하는 치킨집 후문 앞 주차장에 분리수거함을 방치하여 영업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처럼 주민총회에서의 의견 대립과 공동시설물 배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 사건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 A의 주민동의서 훼손 행위가 아파트 입주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인 A의 언동이 단순히 감정적인 욕설을 넘어 피해자 B에 대한 신체적 해악을 고지하거나 위세를 보인 협박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인 A이 주민총회에서 소리를 질러 회의 진행 업무를 방해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인 B이 아파트 후문 주차장에 분리수거함을 방치하여 피고인 A의 치킨집 영업 업무를 방해했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원심에서 선고된 피고인 A의 벌금 300만 원이 과도하게 무겁거나 혹은 너무 가벼운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피고인 A의 문서손괴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주민동의서 제목 부분을 찢어 본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게 한 사실이 인정되며, 설령 주민동의서 내용이나 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적법한 시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문서를 손괴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2. 피고인 A의 협박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피해자 B에게 스틱커피박스를 들고 때릴 듯이 들이미는 행위를 반복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112 신고 내역 및 녹취록 등 객관적 정황과 부합하며 신빙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 욕설을 넘어 신체에 대한 해악을 고지하거나 위세를 보인 행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3.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피고인 A이 주민총회에서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으므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회의 진행 업무를 위법하게 방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4.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분리수거함이 주차구역의 일부만 차지했고 치킨집 출입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으며, 주차구역이 치킨집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분리수거함 방치로 인한 업무방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5.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 원심과 비교하여 새롭게 고려할 만한 사정이 없고,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경위, 수단 및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의 벌금 300만 원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A의 문서손괴 및 협박 혐의에 대한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A 및 B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무죄 주장에 대한 항소, 그리고 양측의 양형부당 주장이 모두 기각되어 원심의 판결(피고인 A 벌금 300만 원, 피고인 B 무죄)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은 주민동의서 훼손을 정당행위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적법한 시정 절차를 따르지 않고 문서를 직접 훼손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어 정당행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법적 절차를 벗어나면 면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문서손괴죄: 타인의 문서를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문서의 본래 사용 목적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고인 A이 주민동의서의 제목 부분을 찢은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 협박죄: 사람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A이 피해자에게 스틱커피박스를 들고 때릴 듯이 들이민 행위가 단순히 감정적인 욕설을 넘어 신체에 대한 해악을 고지하거나 그와 같은 위세를 보인 행위로 보아 협박죄를 인정했습니다.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직접적인 언어적 표현이 아니더라도 행동으로도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 업무방해죄: 허위사실 유포, 위계(속임수), 위력(폭행, 협박 등으로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이 주민총회에서 소리를 지른 행위나 피고인 B이 분리수거함을 둔 행위가 업무방해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각각 권리 개진의 범위 내였거나 업무 방해로 볼 만큼의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 초래나 권리 행사가 모두 업무방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법원은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형 판단에 있어 1심 법원의 재량 영역이 존재하며,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존중함이 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례(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가 함께 고려되어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아파트나 공동 주택 내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감정적인 대응이나 직접적인 물리적 행위는 피해야 합니다. 아무리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문서나 상황이라도, 이를 훼손하거나 폭력적인 언행으로 대응하는 것은 문서손괴죄나 협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 제기 시에는 반드시 아파트 관리 규약이나 관련 법령에 명시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민동의서 내용에 이의가 있다면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거나 정식 안건 상정을 요구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의 회의나 모임에서는 개인의 의견 개진 권리를 넘어서 다른 참가자나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갈등 상황 시에는 반드시 녹취나 사진,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추후 법적 분쟁 발생 시 본인에게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공동시설물 사용이나 배치와 관련된 분쟁은 공동체의 공식적인 협의와 결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