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으로 사라진 예금, 흡수 합병된 은행이 책임진 사건

망인 A는 D조합에 2,500만 원을 정기예금했으나, D조합 직원 E와 G이 예금 중 2,400만 원을 횡령하고 전산에는 100만 원만 기재했습니다. 이후 D조합이 피고 C조합에 흡수 합병되었고,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B는 C조합에 예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C조합은 예금계약 불성립, 변제, 소멸시효 완성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망인 A와 D조합 사이에 2,500만 원의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했고 피고 C조합이 예금 원금과 이자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망인 A: 2011년 D조합에 2,500만 원을 정기예금한 예금주
• 원고 B: 망인 A의 딸이자 소송수계인으로, 망인의 예금채권을 상속하여 피고에게 예금 반환을 청구한 사람
• 피고 C조합: D조합을 흡수 합병하여 D조합의 권리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금융기관
• D조합: 망인 A가 예금을 맡긴 최초 금융기관으로, 직원들의 횡령 사건으로 인해 C조합에 합병됨
• E (전무이사), G (차장): D조합의 직원으로 망인 A의 예금 중 일부를 횡령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범죄자들

분쟁 상황

망인 A는 2011년 9월 27일 D조합 직원 E의 권유로 2,500만 원 정기예탁금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그러나 E과 G은 망인의 예금 중 100만 원만 전산에 기록하고 2,400만 원을 횡령했습니다. 2016년 D조합에서 E과 G의 횡령 사실이 드러나 정상 영업이 어려워지자, 피고 C조합이 D조합을 흡수 합병했습니다. 망인 A는 합병 후 C조합에 2,500만 원 예금 채권을 신고했지만, C조합은 전산 기록이 100만 원뿐이라며 예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B가 C조합을 상대로 2,500만 원 예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2,500만 원 예금계약의 유효한 성립 여부, 전산 기록과 다른 예금액 인정 범위, 흡수 합병된 금융기관의 책임 여부, 횡령 피해 예금이 다른 계좌 입금으로 변제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예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이 상사채권 5년인지 민사채권 10년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아래의 이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 1. 1. 27.부터 2012. 12. 27.까지는 연 4.88%
• 1. 1. 28.부터 2018. 1. 19.까지는 연 2%
• 1. 1. 20.부터 2020. 11. 27.까지는 연 5%
• 1. 1.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

1.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2.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예금자가 예금 의사를 표시하고 금융기관이 돈을 받으면 예금계약이 성립하며, 직원의 실제 입금 여부는 계약 성립에 영향을 미 미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2,500만 원의 예금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C조합의 변제 주장과 소멸시효 항변을 모두 기각하면서, D조합이 비영리법인인 신용협동조합이므로 예금채권의 소멸시효는 민법상 10년이 적용된다고 보아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예금계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 대법원은 예금계약이 예금자가 예금 의사를 표시하고 금융기관에 돈을 제공하여 금융기관이 이를 수령하면 성립하며, 금융기관 직원이 그 돈을 실제로 금융기관에 입금했는지 여부는 계약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3다30159 판결 등 참조). 본 사례 적용: 망인 A가 D조합에 2,500만 원을 예치하고 통장을 발급받았다면, 직원이 2,400만 원을 횡령하고 전산에 100만 원만 입력했더라도 2,500만 원 전액에 대한 예금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2. 법정이자 및 지연손해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법원의 판결로 금전 지급 의무가 인정될 때, 채무자가 소송이 제기된 이후에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연 기간에 대해 높은 법정 이율(연 15%)을 적용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입니다. 이는 채무자의 신속한 이행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본 사례 적용: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청구취지를 정정한 이 법원 제4차 변론기일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이율을 적용하여 피고에게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3. 채권의 소멸시효 (신용협동조합법 제1조, 제2조 제1항 및 상법 제3조)​:

• 신용협동조합법: 신용협동조합은 상호 유대를 가진 자들 간의 협동을 통해 자금 조성 및 이용, 구성원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상법 제3조: 상인 간의 거래 또는 상인의 영업에 관련된 거래는 상법이 적용되어 채권의 소멸시효가 일반적으로 5년입니다. 그러나 비상인과의 거래에는 민법이 적용되며,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본 사례 적용: D조합은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른 비영리법인이므로 상인으로 볼 수 없고, 망인 A 또한 상인이라는 증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예금채권은 상사채권이 아닌 '일반 민사채무'로 보아 소멸시효 기간이 10년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예금 만기일인 2012. 12. 27.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1. 금융기관에 예금할 때는 반드시 통장, 영수증, 계약서 등 증빙 자료를 꼼꼼히 확인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입금된 금액이 전산 기록과 일치하는지, 약정한 예금 상품과 조건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만약 금융기관의 직원이 통상적인 절차와 다른 방식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품을 권유한다면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의 공식 창구나 고객센터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금융기관 직원이 고객의 돈을 횡령했더라도, 고객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예금을 한 경우라면 금융기관은 예금 반환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습니다.
4. 금융기관이 합병되거나 영업 양수도가 이루어지더라도, 기존 금융기관의 권리·의무는 합병 또는 승계한 금융기관에 포괄적으로 이전되므로 고객의 예금 채권은 소멸하지 않습니다.
5.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비영리법인과의 예금 거래는 상법상 상사채권(소멸시효 5년)이 아닌 민법상 일반 민사채무(소멸시효 10년)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소멸시효 기간을 오해하여 권리를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6. 금융 거래와 관련된 모든 서류, 거래 명세, 입출금 기록, 직원과의 대화 기록 등은 만약의 분쟁에 대비하여 철저히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