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체력측정 중 쓰러진 응시자 저산소성 뇌손상 손해배상 사건

D공사의 신규채용 체력측정 전형에 응시한 원고 A가 1,000m 달리기를 마친 후 쓰러져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현장에 파견된 피고 병원 소속 간호조무사 C는 원고에게 심폐소생술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고 병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상 구급차에 의사 또는 간호사 등 응급구조 인원을 배치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하여 간호조무사만을 탑승시켰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과실과 원고의 저산소성 뇌손상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기저질환인 변이형협심증을 앓고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체력측정에 응시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23,993,83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D공사 신규채용 체력측정 전형에 응시하여 1,000m 달리기 후 쓰러져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당사자입니다.
• 피고 의료법인 B: D공사의 요청으로 체력측정 현장에 구급차와 의료진(간호조무사 C, 건강증진팀장 H)을 파견한 의료법인입니다.
• 피고 C: 피고 B 의료법인 소속의 간호조무사로, 체력측정 현장에 파견되어 원고에게 응급조치를 취했어야 할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2017년 1월 6일 오전 9시경 D공사는 E운동장에서 신규채용 체력측정 전형을 실시했습니다. 이 전형에는 100m 달리기와 1,000m 달리기가 포함되어 있었고, D공사는 긴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 피고 의료법인 B이 운영하는 G병원에 의료진과 구급차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피고 병원은 일반구급차와 건강증진팀장 H, 그리고 간호조무사인 피고 C을 현장에 파견했습니다. 원고 A는 이 체력측정 전형에 응시하여 1,000m 달리기를 완주한 후 주저앉아 있다가 뒤로 쓰러졌습니다. 현장 관계자의 도움으로 원고는 피고 C이 있는 구급차로 옮겨졌고, 구급차는 K병원으로 원고를 이송했습니다. 이송 중 피고 C은 원고의 맥박과 혈압 등 활력징후를 확인하려 했으나 정확한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는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K병원 응급실 도착 당시 원고는 이미 맥박이 없고 청색증 소견을 보이는 등 심정지 상태였으며,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뇌기능저하 및 발작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에게 응급조치 미흡 및 구급차 인원 배치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C이 원고에게 심폐소생술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2. 피고 의료법인 B이 구급차에 응급구조사 또는 의사나 간호사를 탑승시켜야 하는 법적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3. 피고들의 과실과 원고의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 및 악화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4. 원고의 기저질환이나 무리한 체력측정 응시가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바가 있어 피고들의 책임이 제한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23,993,837원 및 이에 대하여 2017년 1월 6일부터 2023년 3월 10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각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가 구급차 탑승 초기에 이미 심정지 상태에 있었고, 의학적 소견상 심정지 발생 후 4-6분 내에 뇌에 대한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피고 C은 원고의 활력징후(호흡, 맥박)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심정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병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급차에 응급구조사 또는 의사나 간호사 1인 이상을 탑승시켜야 함에도 간호조무사인 피고 C만을 탑승시킨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피고들의 과실이 원고의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바탕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가 변이형협심증 환자였음에도 무리하게 1,000m 달리기에 응시한 점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 산정 시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총 223,993,837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48조 (구급차의 운용 등)​ 이 법률은 구급차의 운용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 의료법인 B은 구급차를 운용함에 있어 응급구조사 또는 의사나 간호사 중 1인 이상이 포함된 2인 이상의 인원을 구급차에 탑승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병원은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인 피고 C만을 탑승시켰고, 재판부는 이를 법적 의무 위반이자 과실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응급상황 발생 시 환자에게 적절하고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 기준을 규정한 것입니다.
2.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의 법리 재판부는 피고 C이 심정지 상태의 원고에게 활력징후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것이 의료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피고들의 과실(부적절한 응급처치 및 구급차 인력 배치 위반)이 원고에게 발생한 저산소성 뇌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상당인과관계란 어떤 행위가 없었더라면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험칙상 인정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3. 과실상계 법리 유추 적용 재판부는 원고가 변이형협심증이라는 기저질환이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1,000m 달리기에 응시한 점을 고려했습니다. 비록 원고의 기저질환이나 행동이 피고들의 과실과 직접적인 책임 사유는 아니지만,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원고 측의 요인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공평의 이념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조정하는 것으로, 피해자 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이나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귀책사유와 무관하더라도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판단될 때 적용될 수 있는 법리입니다.

참고 사항

1. 격렬한 체력 활동 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특히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2. 운동 중 이상 증세(흉통,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를 느끼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3. 체력측정이나 대규모 행사 주최 측은 응급 상황에 대비하여 숙련된 응급의료 전문인력(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과 필요한 장비를 갖춘 구급차를 배치해야 합니다.
4.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의료진은 환자의 활력징후(맥박, 호흡, 혈압 등)를 정확히 확인하고, 심정지가 의심될 경우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CPR) 등 필요한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5. 응급상황 발생 시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보호자나 주변 관계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적절한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해야 합니다.
6. 응급상황 시 구급차에는 관련 법규에 명시된 자격 요건을 갖춘 인력(예: 응급구조사 또는 의사/간호사)이 탑승해야 하며, 이는 응급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에 직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