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 신경 손상으로 발생한 마미증후군 손해배상 사건

이 사건은 원고 A가 요추 수핵제거술을 받은 후 마미증후군 등 신경 손상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하자, 피고 의료법인 J 병원의 의료진에게 의료과실이 있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하급심은 의료과실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제한했으며,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하여 일실수입 등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동능력상실률 산정 시 '기왕증 기여도'와 '예정된 장해'를 적용하는 법리에 오해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등)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요추 수술을 받은 환자. 수술 후 마미증후군 등 신경 손상으로 인한 장애를 입었음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 원고 B: 원고 A와 함께 소송에 참여한 당사자(가족 등).
• 피고 의료법인 J: 원고 A에게 요추 수핵제거술을 시행한 병원의 법인입니다. 의료과실이 없거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오랜 기간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으로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을 앓다가, 피고 병원에서 요추 4-5번 수핵제거술 등의 척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전까지 원고 A는 하지의 근력이나 배뇨 기능에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수술 직후 마미증후군 등 위 기능의 장애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원고 A는 수술 중 의료진의 과실로 신경이 손상되어 이러한 장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병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의료진 중 한 명이 수술 중 신경을 건드렸다고 말한 사실, 수술 후 곧바로 장애 증상이 나타난 점,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의의 의견 등이 과실의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의료과실이 없었거나, 환자의 기존 병력이나 체질 등을 고려하여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1. 의료진의 수술 과정에서 원고 A의 신경을 손상한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및 그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입니다.
2. 의료과실이 인정될 경우,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인지(책임제한 비율)의 적정성입니다.
3. 원고 A의 불법행위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할 때 '기왕의 장해', '기왕증의 기여도', '예정된 장해' 개념을 어떻게 적용하여 일실수입 등을 계산할 것인지에 대한 법리 오해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병원의 의료과실 및 책임제한 비율을 인정한 부분은 적법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일실퇴직금 등) 산정의 기초가 되는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함에 있어 '기왕증 기여도'와 '예정된 장해'의 적용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의료과실의 인정 및 책임제한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보았으나, 손해배상액 중 미래의 소득 손실인 '일실수입'을 계산하는 방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환자에게 수술 전부터 가지고 있던 기존 질병(기왕증)이 후유증 발생에 기여한 정도('기왕증 기여도')와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도 필연적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해('예정된 장해')를 노동능력상실률 계산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리를 명확히 제시하며, 원심이 이 부분을 잘못 적용했다고 본 것입니다. 이는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하고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기준이 매우 중요하며 복잡한 법리가 적용됨을 보여주는 중요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과실 추정의 법리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므로, 일반인이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술 도중이나 수술 후 환자에게 중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적인 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증상 발생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 본 사건에서 원고 A는 수술 전 하지 근력, 배뇨 기능에 이상이 없었으나 수술 직후 마미증후군 증상이 발생한 점, 집도의가 '수술 과정에서 신경을 건드렸다'고 말한 점, 감정의가 '장해의 원인이 수술 후 손상'이라는 의견을 밝힌 점 등을 근거로 의료과실이 추정된다고 인정되었습니다.
2. 손해배상 책임제한의 법리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의사 등의 진료상 과실이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더라도, 의사 측 과실의 내용 및 정도, 진료의 경위 및 난이도, 의료행위의 결과, 해당 질환의 특성, 환자의 체질 및 행태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 분담의 공평이라는 이념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 본 사건에서 원고 A가 오랜 기간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겪었고,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으며, 수술 부위가 척추신경과 인접하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점,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후 재활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실시한 점 등이 고려되어 피고의 책임이 60%로 제한된 원심 판단은 적법하다고 인정되었습니다.
3. 일실수입 산정 시 노동능력상실률 평가 방법 (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6738 판결 등)​: 불법행위로 인한 일실수입을 산정하기 위한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할 때에는 '기왕의 장해율'(불법행위 전에 가지고 있던 기존 장해)과 '기왕증의 기여도'(기존 질환이 후유증 발생에 기여한 정도)를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의료행위의 특성상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도 필연적으로 일정한 장해 및 노동능력상실이 예정된 경우('예정된 장해')도 기왕의 장해와 유사하게 취급하여 현재의 노동능력상실률에서 그 부분을 빼는 방식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해야 합니다.
   • 대법원은 원심이 재활의학과 기왕증 기여도를 재활의학과 장해 노동능력상실률 전부에 적용하고, 예정된 노동능력상실률을 현재의 노동능력상실률에서 잔존 노동능력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았습니다. 올바른 방식은 '예정된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먼저 계산하고, '기왕증 기여도'는 예정된 장해를 제외한 증가된 노동능력상실률에 적용한 후, 최종적인 현재 전신 복합 노동능력상실률에서 '예정된 장해로 인한 전신 노동능력상실률'을 빼는 방식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극적 손해 부분은 파기환송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의료과실 입증의 어려움과 간접 증거의 중요성: 의료행위의 전문성 때문에 일반인이 의료과실을 직접적으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술 전후 환자 상태의 급격한 변화, 의료진의 발언이나 진료 기록, 외부 의료기관의 감정 의견 등과 같은 간접적인 사실들이 의료과실 및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기록과 진술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2. 책임 제한 가능성: 의료과실이 인정되더라도 환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환의 정도, 수술 부위의 위험성, 의료진이 수술 후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병원의 책임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자의 기존 병력이 손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면, 병원의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3.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의 복잡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 중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미래에 얻을 수 없게 된 수입)은 노동능력상실률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기존 질환(기왕의 장해), 기존 질환이 후유증에 기여한 정도(기왕증 기여도), 그리고 의료과실이 없었더라도 발생했을 장해(예정된 장해)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을 경우, 노동능력상실률 산정은 매우 복잡해집니다.
   • 기왕의 장해: 불법행위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장해입니다.
   • 기왕증 기여도: 기존 질환이 이번 의료사고로 발생한 후유증에 영향을 미친 정도를 의미합니다.
   • 예정된 장해: 의료과실이 없었더라도 필연적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해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요소들을 각기 다르게 고려하여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해야 한다고 보므로, 유사한 상황에서는 판례가 제시하는 정확한 산정 방식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관련 자료의 체계적 관리: 진료기록, 수술 기록, 영상 자료, 투약 기록, 의료비 지출 내역, 소득 관련 서류 등 모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