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피고인 A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자금세탁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불법 도박사이트의 범죄수익금을 다른 계좌로 재이체하는 '자금세탁 이체책'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 계좌의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되도록 제공하였으며 허위 법인 등기 기록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총책 B는 2019년 2월경부터 C, D 등과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대포통장을 개설하여 보이스피싱,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등 범죄조직에 유통하는 '장집'을 운영할 범죄집단을 기획했습니다. 이후 조직을 확장하여 2021년 12월경부터는 피고인 A를 포함한 다수의 조직원과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 등으로부터 범죄수익 자금세탁을 의뢰받아 재입금하거나 현금 출금하여 전달하는 '자금세탁 범죄단체'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은 부산에 여러 범행 사무실을 임차하여 컴퓨터, 대포폰 등 물적 시설을 마련했고, 총책, 중간관리책, 자금관리책, 출금책, 이체책(피고인 A의 역할)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통솔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대포폰과 텔레그램 가명 ID를 사용하며, 검거 시 증거를 인멸하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하는 행동강령을 만들었습니다. 피고인 A는 2022년 12월경 이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자금세탁 이체책'으로서 2023년 3월 28일까지 활동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로부터 입금된 약 17억 8천만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다른 대포통장 계좌로 재이체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방조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AY 명의 계좌의 공인인증서, 인터넷뱅킹 설치 휴대폰, 비밀번호 등 총 7개의 계좌 관련 접근매체와 정보를 보관했습니다. 더 나아가 2022년 12월 28일경 주식회사 AZ 명의의 AX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그 OTP,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다른 조직원에게 건네주어 범죄에 이용되도록 했으며, 해당 계좌 관련 정보를 보관했습니다. 2022년 10월 19일경에는 자본금 납입 의사 없이 일시적으로 돈을 입금하여 예금잔액증명서를 발급받고, 2022년 11월 16일경 부산지방법원 등기소에 허위 내용의 법인 설립등기 신청서를 제출하여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이 기재되도록 하고 이를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이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했는지 여부, 불법 도박 개장 및 도박 공간 개설을 방조했는지 여부,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했는지 여부,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하여 접근매체 및 계좌 관련 정보를 보관하거나 전달했는지 여부,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고 이를 행사했는지 여부.
피고인 A를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으로부터 1,200만 원을 추징한다. 추징금 상당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의 범죄수익금을 자금세탁하고 유령법인 계좌를 범죄에 이용하도록 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행의 사회적 해악이 크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초범이고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피고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범죄조직에 가담하는 행위는 설령 단순한 역할이라 할지라도 중대한 법적 처벌을 받게 됩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자금세탁을 돕는 행위는 직접적인 가담이 아니더라도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포통장 개설, 유통, 보관 또는 관련 접근매체(공인인증서, OTP, 비밀번호 등)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보관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중히 처벌됩니다. 실제 운영 의사 없이 유령법인을 설립하거나 허위로 자본금 납입 증명서를 작성하여 법인 등기를 하는 경우, 공전자기록 불실기재 및 행사죄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됩니다. 고액의 보수를 약속하며 개인 명의의 통장이나 법인 설립을 요구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의 입출금 또는 이체를 요청하는 제안은 사기나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단순한 아르바이트나 부업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본인의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