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석유화학업계가 감산 계획으로 분주합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울산 산업단지는 조금 다른 길을 향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S-OIL의 신 프로젝트인 '샤힌'입니다. 2027년 가동 예정인 샤힌 프로젝트는 오는 감산 요구를 거부하면서 업계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S-OIL 측은 이미 막대한 차입금으로 프로젝트 투자를 진행 중이라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생산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사회에는 아람코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정부의 압력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문 또한 돌고 있습니다.
현재 울산 산업단지의 에틸렌 생산량은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S-OIL이 합쳐 약 174만 톤인데, 여기에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180만 톤이 추가되어 공급 과잉이 약 50만 톤이나 발생할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연간 약 4400억 원 규모의 손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SK지오센트릭이 공장 폐쇄까지 제안했지만, 프로그램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울산 산단은 지금까지 유지해온 효율적인 공급망을 유지하지 못할 위험에 처했습니다.
정부는 애초에 샤힌 프로젝트 물량까지 감안한 감산 목표를 수립했으나, 이 프로젝트가 감산 대상에서 빠지면서 울산 산단의 공급 과잉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김정관 장관과 S-OIL CEO의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이 자리에서 어떤 돌파구가 나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수와 대산 산업단지는 노후 설비 폐쇄와 생산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석화 산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업계에서 이번 ‘샤힌’ 갈등은 단순한 생산량 조정 차원을 넘어 자금, 경영권, 그리고 지역경제 문제까지 얽혀 있는 큰 판도라 상자와도 같습니다. 과연 누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