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로 빚어진 3년간의 금융 한파가 이제 조금씩 풀리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느라 적자 폭탄을 맞았는데요, 올해는 무려 1조277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에요. ‘가만히 있으니 돈이 흐른다’는 속담처럼 채권 회수가 속도를 내고 정부 지원도 힘을 보태며 역전됐죠.
하지만 이 흐름 뒤에는 강력한 ‘전세보증 축소’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결정이 숨어 있어요. 원래 매매가 대비 전세가 100%까지 보증하던 걸 90%로 낮춘 거죠. 이 말인즉슨 ‘무조건 전세 보증해주던 시절은 끝’이라는 선언이에요. 전세사기를 막으려면 욕심을 조금 덜어야 하니까요. 국토부는 아예 보증 범위를 70~80%까지 낮추는 것도 검토 중이라 세입자 입장에선 조심해야 할 때가 있답니다.
또 흥미로운 건 HUG가 ‘든든전세주택’ 공급 확대라는 신무기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에요. 사기당한 주택을 법원 경매로 낙찰받아 무주택자에게 최장 8년간 시세의 90% 임대료로 제공하는 방안이에요. 임대사업도 하면서 채권 회수를 앞당긴다는 스마트 플레이에요.
이번 흑자는 ‘한시적 반전’일 뿐 2026년 이후엔 다시 적자 가능성이 큽니다. 경매 물건이 줄면서 예전만큼 채권 회수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전세보증 가입 압박도 커지면서 세입자들의 불안은 여전하고요. 전문가들도 전세보증을 강화하면서도 세입자 보호를 위한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절실하다고 조언합니다.
이번 사례는 금융과 주거 안정 사이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내 전세금은 안전한가” 고민하는 분들은 ‘HUG의 유쾌한 반전’ 뒤에 숨은 복잡한 사연도 함께 눈여겨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