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지급하려던 보상금 62만 원 대신 무려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오입금되는 초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오입금된 비트코인이 이미 80여 명의 사용자들에 의해 매도되거나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되어 사실상 현금화되었다는 점인데요. 일반적인 눈으로 보면 분명 착오로 받은 돈을 그대로 쓴 셈이니 법적 처벌 대상이 될 것 같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오입금된 가상화폐를 부당이득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횡령죄와 배임죄 성립 여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데요, 2021년 대법원 판결 이후로는 가상자산이 물리적 실체가 아니고 법적으로 통화도 아니기 때문에 횡령죄 적용이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반면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최신 법률과 판결을 근거로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2018년 발생한 비슷한 사건에서 법원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은 실체가 있는 물질이 아니고 통화가 아니라서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내 돈이다!’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이 디지털 자산은 법적으로 현금과 동일하게 다뤄질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시세도 매우 들쭉날쭉하며 거래소마다 다른 점도 정확한 가치 파악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서 1심과 2심은 ‘배임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입장에서 재산적 피해를 주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비트코인을 부당하게 자기 마음대로 썼으니 손해를 입힌 거란 거죠.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 대해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죄 적용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가상자산은 법정화폐가 아니고, 거래 위험이 존재하며, 현재 관련 법이 명확히 적용되지 않아 횡령 또는 배임으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착오송금에 대한 횡령 판례를 유추해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빗썸 비트코인 오입금 사고처럼 규모가 큰 사건에서 당첨금 액수와 오입금 가치가 수천 배 차이 나는 점을 보면 분명 사용자들이 ‘오입금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 책임은 명확하여 돌려줘야 하지만 형사 처벌은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우리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교훈! 가상자산이 단순한 ‘가상’ 돈이 아니라는 인식은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법적 보호와 처벌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다음번에 ‘내 계좌에 돈이 잘못 들어왔어요!’라고 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머릿속에 잘 넣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