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의 명문 사립학교 하커스쿨은 단순한 학업과 입시 준비를 넘어 10대 학생들이 직접 벤처투자 활동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학생들이 학교가 운영하는 벤처펀드 자금을 사용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공부의 일환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 대상은 대부분 하커스쿨 동문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일종의 동문 생태계 속에서 서로를 지원하며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하커스쿨이 빅테크 CEO 자녀들을 포함해 유명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점도 이러한 투자 프로그램에 힘을 더하는 배경입니다. 예를 들어, 저커버그의 부인이 이 학교에서 교사로 일했으며, 로빈후드나 줌 창업자들의 자녀들이 재학 중입니다.
하커스쿨은 실전 투자 프로그램 '메타 스칼러'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기업 재무와 벤처캐피털 수업을 정확히 수강한 후 실제 투자 후보 기업을 검토, 실사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합니다. 투자 수익은 개인 학생이 아닌 학교에 귀속되지만,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어린 나이에 단순한 학습을 넘어 실전 경험을 쌓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교육 덕분에 하커스쿨 졸업생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털에서 일을 하거나 독자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얻은 경험은 입시 성공을 넘어서 실제 창업과 투자 세계에 진입하는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이 교육 시스템은 명문 교육 기관이 어떻게 엘리트층의 형성과 재생산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10대들이 막대한 자본을 운용하고 친분으로 연결된 스타트업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모습은 부러움과 동시에 현실적인 불평등을 보여줍니다.
벤처투자 기회가 빅테크 CEO 자녀 등 소수에게만 제한된 점에서 이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냉정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른 나라와 학교에서 이런 벤처 투자 교육과정 도입은 부와 기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사회가 자본과 교육 불평등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중요한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