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닛케이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도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8개월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 좀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주가가 오르면 웃어야 하는데, 실제론 팔자가 늘어나니 말이에요. 이게 다 엔화가 달러 대비 무섭게 약세를 보이면서 환차손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환차손이라는 게 뭐냐면, 일본 주식에서 이익을 봐도 환율이 불리하면 결국 손해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닛케이 지수는 올해 4월 저점에서 무려 63.88%나 급등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 정도면 잘 샀다!' 하면서 고민 없이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난 거죠. 특히 지수가 5만 2천선을 돌파했다가 4만 8천선으로 조정받으며 변동성이 커지자 매도세는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은행이 갑자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엔캐리 트레이드는 싼 엔화를 빌려 높은 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인데, 일본 금리가 오르면 빌린 돈을 갚아야 하니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이 엄청나죠. 이번에 일본 30년 국고채 금리가 3.7%대로 올라서면서 한국, 독일 국고채 금리보다도 높아지니 더 그렇고요.
이런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이달 1~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약 2400만 달러어치 순매도한 거예요. 이 현상이 올해 4월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건 단순히 차익 실현뿐 아니라 환율과 금리 환경 변화가 주도하는 현실적인 투자 심리 변화라는 의미죠.
앞으로도 변동성 커지는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달콤한 수익 뒤 숨은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야 할 때입니다. 환율과 금리 상황은 단순 주가처럼 투자자를 웃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니까요. 주식 매매가 단순히 주가 방향만 봐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