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치과의사인 청구인이 본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탈모치료제인 아보다트연질캡슐을 구입하여 스스로 복용한 행위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청구인은 이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청구인은 치과의사로 자신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공급업체를 통해 탈모치료제를 구입한 후 직접 복용했습니다. 이후 보건소는 청구인이 치과 의료와 관련 없는 의약품을 구입해 복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청구인에게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이에 청구인은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의료인이 타인을 매개하지 않고 스스로 전문의약품을 구입하여 복용한 행위가 의료법상 처벌 대상인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의료법상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중대한 관계가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무면허 의료행위 처벌의 취지는 공중위생상의 위험 방지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타인을 매개하지 않고 스스로 탈모치료제를 구입하여 복용한 행위는 공중보건위생상 어떠한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청구인의 행위가 의료법상 처벌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행위가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며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의학상의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하여 공중위생상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 판례는 이러한 의료법 제27조 제1항의 '의료행위'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 그 행위가 타인에 대한 진찰 처방 투약 등으로서 공중보건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의료인이 타인을 매개하지 않고 스스로 전문의약품을 복용하는 행위는 공중보건위생에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 의료법상 처벌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제시한 것입니다.
의료인이 스스로 질병 치료를 위해 전문의약품을 구입하여 복용하는 경우 해당 행위가 타인에게 영향을 주거나 공중보건위생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다면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의약품의 구입 및 복용 과정에서 진료기록부 작성 처방전 발급 의약분업 등 의료법이나 약사법에서 규정된 다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별개의 법 위반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신에게 면허된 의료 분야 외의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 행위가 타인의 건강이나 공공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의료법상 제재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약품을 구매하는 경로가 의약품 도매상 등을 통한 경우 해당 업체가 사업자등록증 요양기관번호 의사면허증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