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잘 알려진 차 도구 상표 모방하여 등록된 상표의 효력 다툼 판결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 B가 등록한 ‘SAMADOYO’ 상표가 중국의 F유한공사가 이미 국내외에서 사용해 온 ‘SAMADOYO’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모방하여 등록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선사용 상표가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법원은 선사용 상표가 중국 및 국내에서 충분히 알려져 있었고 피고가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했다고 판단하여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중국 F유한공사의 ‘SAMADOYO’ 티 포트 등 차 도구 제품을 국내에 수입하여 판매한 유통업체입니다.
• 피고 B: ‘SAMADOYO’ 상표를 출원하여 등록한 상표권자입니다. 창업 교육업무를 담당하며 중국 현지 시장조사 등을 통해 중국 상품 정보를 수집하던 자입니다.
• F유한공사(F有限公司): 2007년경 설립된 중국의 유리, 플라스틱, 철물, 목기류 주방용품 제조·판매업체로, ‘SAMADOYO’ 상표가 표시된 티 포트 등 차 도구 제품을 중국 및 한국 등 해외에 판매해왔습니다.

분쟁 상황

중국의 주방용품 제조업체 F유한공사는 2007년부터 ‘SAMADOYO’ 상표가 표시된 티 포트 등 차 도구 제품을 중국과 한국 등 해외에 판매해왔습니다. 이 상표는 국내 유통업체인 원고 주식회사 A를 통해서도 수입 및 판매되며 국내 차 관련 박람회와 잡지, SNS 등 다양한 경로로 광고되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한편 창업 교육업을 하던 피고 B는 2017년 4월 17일 ‘SAMADOYO’ 상표를 출원하여 주방용기, 차세트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SAMADOYO’ 상표 등록이 이미 널리 알려진 F유한공사의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모방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선사용상표가 널리 알려졌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의 ‘SAMADOYO’ 등록상표가, 중국 F유한공사가 국내외에서 먼저 사용한 ‘SAMADOYO’ 상표(선사용상표 1-1, 1-2)와 동일·유사한지 여부입니다.
2. F유한공사의 선사용상표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국내외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3. 피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할 당시 선사용상표에 축적된 신용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등의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특허심판원이 2019년 6월 3일 원고의 등록무효심판청구를 기각한 심결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선사용상표 ‘SAMADOYO’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2017년 4월 17일) 당시 중국 및 국내 수요자들 사이에서 F유한공사의 상품을 나타내는 상표로 충분히 인식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창업 관련 교육을 하며 중국 시장 조사를 해왔고, 다수의 상표를 출원했으며 그중 일부가 거절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판단된 전력 등을 종합할 때 피고가 선사용상표의 신용에 편승하려는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법리 해설: 이 조항은 이미 알려진 상표를 무단으로 모방하여 등록하고 사용함으로써 기존 상표가 쌓아온 영업적 신용에 편승하거나 그 가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등록상표가 이 조항에 해당하려면 다음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모방대상상표의 인지도: 해당 상표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어야 합니다. 이 인지도는 상표의 사용기간, 방법, 태양, 이용범위, 거래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F유한공사의 ‘SAMADOYO’ 상표가 중국과 국내에서 상당한 판매량, 매출액, 광고 활동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2. 상표의 동일·유사성: 등록상표가 모방대상상표와 외관, 호칭, 관념 중 어느 하나라도 유사하여 일반 수요자들이 상품의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SAMADOYO’라는 호칭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인정되었습니다.
3. 부정한 목적: 등록상표 출원인이 모방대상상표의 영업상 신용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기존 상표권자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의도, 즉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출원했어야 합니다. 이는 모방상표의 창작성, 양측의 관계, 사업 준비 여부, 상품의 경제적 견련성, 출원인의 다수 상표 출원 경위 및 거절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중국 시장조사 경험, 다수 상표 출원 및 거절 이력, 실제 사용 의사의 불확실성 등이 부정한 목적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판단 시점: 위 세 가지 요건은 등록상표의 출원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1. 선사용 상표의 인지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표권 등록 시 이미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상표를 모방한 것이라면 해당 상표 등록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선사용 상표가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방법으로, 어떤 범위에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판매량, 매출액, 광고 내역, 언론 보도, 온라인 게시글 등)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 모방하려는 의도, 즉 ‘부정한 목적’이 판단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상표가 유사하다고 해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방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선사용자에게 손해를 입히려는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피고의 사업 활동 내용, 상표 출원 경위, 선사용 상표 인지 여부, 다른 유사 상표 출원 이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3. 지정상품 및 사용상품의 유사성/견련성 고려: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선사용상표가 실제로 사용된 상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지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4. 해외에서 먼저 알려진 상표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해외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를 모방하여 국내에서 상표 등록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부정한 목적이 있다면 그 등록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