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음료 회사의 황소 모양 상표를 모방하여 등록한 상표 무효 사건

유명 에너지 음료 회사(원고)가 자신들의 널리 알려진 '황소' 모양 상표를 모방하여 자동차 용품 및 서비스업에 상표를 등록한 다른 회사(피고)의 등록상표에 대해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하급심은 피고의 상표가 원고의 상표와 유사하지 않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원고의 '오른쪽으로 돌진하는 붉은 소' 모양 상표가 적어도 외국의 수요자들 사이에서 특정인의 서비스표로 인식되었고, 피고가 부정한 목적으로 상표를 출원했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이에 환송 후 특허법원은 대법원의 판단을 따라 피고의 등록상표가 원고의 선사용 상표와 유사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되었으므로 등록이 무효되어야 한다고 최종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스위스 회사): 유명 에너지 음료 '레드불'을 판매하고 '레드불 레이싱 팀'을 운영하는 등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자동차용 세정제, 광택제 등 자동차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취급하며, 원고의 상표와 유사한 '황소' 모양 상표를 등록한 한국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가 등록한 자동차 용품 및 서비스업 상표가 자신들의 선사용상표서비스표 및 선등록국제상표서비스표와 유사하고, 피고가 원고의 상표에 체화된 영업상의 신용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했다고 주장하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과 환송 전 특허법원은 표장이 유사하지 않거나 부정한 목적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대법원은 원고의 선사용상표서비스표 1이 자동차 레이싱팀 운영과 관련하여 외국 수요자들 사이에 특정인의 서비스표로 인식되었고 피고가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상표를 출원했다고 보아 사건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이에 환송 후 특허법원은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피고의 상표 등록이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가 등록한 '황소' 모양의 상표가 원고의 기존에 널리 알려진 '황소' 모양 상표와 유사한지, 그리고 피고가 원고의 명성을 부당하게 이용하거나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상표를 등록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이 피고의 상표 등록을 유지한 심결을 취소하고, 피고의 등록상표가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피고의 등록상표가 원고의 널리 알려진 상표와 유사하며,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출원 및 등록되었다는 이유로 해당 등록상표가 무효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의 주요 쟁점과 관련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 (부정한 목적에 의한 상표등록 금지)​: 이 조항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 사이에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지리적 표시 제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가하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취지: 이 규정은 제3자가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표(미등록 상표 포함)를 모방하여 등록함으로써, 원 상표의 영업적 신용에 편승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상표 가치를 훼손하거나, 원 권리자의 국내 영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 판단 기준: 등록상표가 이 조항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① 모방 대상 상표가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 사이에서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어야 하고, ②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모방 대상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해야 합니다.
     • 상표의 인식도: 상표의 사용 기간, 방법, 태양, 이용 범위, 거래 실정 또는 사회 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당한 정도로 알려졌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오른쪽으로 도약하는 붉은 소' 상표는 자동차 레이싱팀 운영 및 에너지 음료 판매로 인해 외국 수요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졌다고 인정되었습니다.
     • 부정한 목적: 모방 대상 상표의 인지도 또는 창작의 정도, 등록 상표와 모방 대상 상표의 동일·유사 정도, 출원인과 원 권리자 사이에 상표를 둘러싼 교섭 유무, 기타 양 당사자의 관계, 출원인이 등록 상표를 이용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는지 여부, 등록 상표와 모방 대상 상표의 지정 상품 간 경제적 견련성 유무, 거래 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며, 상표 출원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2. 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선등록 상표 등과의 혼동 방지)​: 이 조항은 '타인의 선등록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하여 일반 수요자들에게 상품의 출처에 대한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제12호의 부정 목적이 인정되어 별도로 제7호에 대해서는 판단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3. 구 상표법 제2조 제3항 (서비스표에 대한 상표법 준용)​: 이 조항은 상표에 관한 상표법의 규정이 서비스표에 관하여도 준용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사건과 같이 상표와 서비스표가 혼용된 경우에도 상표법의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상표 분쟁을 예방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상표 인지도의 중요성: 이 사건에서 원고의 상표는 자동차 레이싱팀 운영, 에너지 음료 판매, 대규모 광고 활동 등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음이 인정되었습니다. 상표는 단순히 등록하는 것을 넘어, 활발한 사용과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권리 보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2. 부정한 목적 판단 기준: 유사한 상표를 등록할 때는 모방 대상 상표의 인지도와 창작의 정도, 등록 상표와 모방 상표의 유사성, 출원인과 원 권리자 간의 관계, 출원인이 해당 상표를 이용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는지 여부, 그리고 두 상표가 사용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업 간의 경제적 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정한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다른 회사의 널리 알려진 상표를 인지한 상태에서 유사한 상표를 등록하려 했다면 부정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 상표 유사성 판단: 상표의 유사성은 외관(시각), 호칭(청각), 관념(의미)을 객관적이고 전체적이며 떨어져서 보는 관점에서 판단하여, 일반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에 대해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두 황소 표장이 오른쪽으로 도약하는 붉은 소의 형상, 실루엣 기법, 특정 자세 등 여러 세부 요소에서 유사하다고 보았습니다. 설문조사 결과와 같은 객관적인 소비자 인식 자료도 유사성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선사용 상표의 보호: 정식으로 상표 등록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내외 수요자들 사이에 특정인의 상표로 널리 인식된 상표(선사용상표서비스표)는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 초기에 상표를 등록하지 못했더라도 꾸준히 사용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증거 자료의 확보: 상표의 인지도, 사용 기간, 사용 방식, 사용 범위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예: 판매량, 광고비 지출 내역, 시장 점유율, 언론 보도,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사업 계획서 등)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상표 분쟁 발생 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