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domain) 이름 등록 이전

외국계 패션기업인 ‘부티난다’ 사(社)는 한국 유통기업인 ‘우루루 무역’과 한국 내 에이전트(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우루루 무역은 부티난다 사의 제품을 한국에서 독점판매하면서, 부티난다 사의 인터넷 도메인(domain) 이름인 ‘bootinanda.com’을 본뜬 ‘bootinanda.co.kr’으로 도메인을 정당하게 등록해 사용했습니다. 이후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이 종료되자 부티난다 사는 다른 한국 기업인 ‘뱅 인터내셔널’과 새로운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우루루 무역은 부티난다 사와의 계약이 끝났고, ‘urr.com’이라는 자사의 공식 웹사이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bootinanda.co.kr’ 주소의 웹사이트를 그대로 계속 사용하여 부티난다 사의 경쟁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이에 부티난다 사는 우루루 무역에게 도메인 이름 ‘bootinanda.co.kr’을 등록 이전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루루 무역은 부티난다 사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까요?

• 주장 1

  ① 부티난다 사(社): 우리 에이전트 계약은 이미 종료되었는데 사람들이 아직도 ‘bootinanda.co.kr’에서 우리 부티난다 제품을 판다고 오해하고 있잖아요. ‘bootinanda.co.kr’의 사용을 지금 즉시 종료하고, 우리에게 도메인 등록 이전해 주세요.

• 주장 2

  ② 우루루 무역: 우리 회사가 ‘bootinanda.co.kr’를 사용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왜 이제 와서 이러세요? 이미 사람들은 ‘bootinanda.co.kr’을 우리 우루루 무역의 도메인으로 알고 있다고요. 그리고 우리가 정당하게 등록하고, 관리비용까지 내고 있는 도메인을 왜 우리가 사용할 수 없다는 거죠?

「인터넷주소자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을 등록ㆍ보유ㆍ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정당한 권리를 지닌 사람이 법원에 도메인 이름의 등록 말소 또는 등록 이전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메인을 등록할 당시에는 부정한 목적이 없었더라도 보유하거나 사용할 때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면 역시 등록 말소나 등록 이전을 청구할 수 있다고 대법원은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16199 판결). 부정한 목적에 따른 행위에는 등록을 방해하는 행위 등과 같이 부당한 이득과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행위도 포함되고, 정당하게 등록한 도메인이라도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정당한 권리자는 그 사용금지나 등록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는 ① 정당한 권원이 있는 사람의 성명ㆍ상호ㆍ상표ㆍ서비스표 등에 관한 인식도ㆍ창작성 정도, ② 도메인 이름과 대상표지의 동일ㆍ유사성 정도, ③ 도메인 이름을 등록ㆍ보유ㆍ사용한 사람이 대상표지를 알고 있었는지, ④ 도메인 이름을 판매ㆍ대여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한 전력이 있는지, ⑤ 도메인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실제 운영을 했는지, ⑥ 그 밖에 도메인 이름의 등록ㆍ보유ㆍ사용을 둘러싼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 ① 우루루 무역이 ‘bootinanda.co.kr’을 부티난다 사의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등록한 점, ② 우루루 무역은 이미 자신의 상호와 같은 도메인 ‘urr.com’ 이름의 웹사이트를 운영해 상품 판매 등을 해온 점, ③ 계약 종료 후 경쟁업체가 되었음에도 ‘bootinanda.co.kr’를 계속 사용하면 웹사이트 이용자들은 부티난다 사의 ‘bootinanda.com’과 충분히 혼동할 수 있다는 점, ④ 우루루 무역이 부티난다 사의 신용과 명성에 편승해 경제적 이익을 누리려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우루루 무역이 ‘bootinanda.co.kr’ 도메인을 비록 정당하게 등록하였더라도 ‘부정한 목적’으로 보유,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되므로, 부티난다 사는 우루루 무역에게 ‘bootinanda.co.kr’의 등록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