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이 끝나 이사 나간 후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세입자는 집을 비우고 열쇠를 우편으로 보냈지만 임대인이 이를 받지 못했고, 세입자가 퇴거 사실을 임대인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아 보증금 반환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임대인은 지연 이자 지급 의무를 일부 면하게 된 사례입니다.
원고(세입자)는 피고(임대인)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거주하다 계약이 종료되자, 임대차보증금 1억 4천 6백만 원을 반환받고자 했습니다. 원고는 2019년 7월 12일 내용증명을 통해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고, 2020년 6월 21일경 이사하며 임차 목적물을 비웠습니다. 이후 2020년 7월 1일 열쇠가 든 등기우편을 보냈으나 임대인에게 반송되었습니다. 원고는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연했다고 보고, 보증금과 더불어 2020년 7월 1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지연 이자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명도했다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것이 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책임을 임대인에게 묻기 위한 필수 요건인지 여부
법원은 피고(임대인)는 원고(세입자)에게 임대차보증금 1억 4천 6백만 원을 지급하고, 소송 비용도 피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요구한 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이자 청구 부분은 임차목적물의 명도 이행 제공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워 일부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의무, 즉 임차인의 임차 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임차인이 목적물을 비웠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에게 그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면,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연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례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법리는 민법상 '동시이행의 항변권'과 관련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 및 임차인의 목적물 명도 의무입니다. 대법원 판례(2002. 2. 26. 선고 2001다77697 판결)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반환(명도)하는 의무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는 의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제대로 돌려주었다는 '이행 제공'이 있어야만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지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임차인이 목적물에서 퇴거했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을 임대인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적법한 '이행 제공'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 지연에 대한 이자 등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피고가 공시송달로 기일 통지를 받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사건이기에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판결 이유를 간략히 기재할 수 있었습니다.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 목적물을 명도할 때는 반드시 임대인에게 해당 사실을 명확하게 통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짐을 빼거나 열쇠를 보냈다가 반송되는 것만으로는 적절한 '이행 제공'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임대인과 직접 만나 확인을 받거나 내용증명,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 객관적인 증거를 남길 수 있는 방법으로 퇴거 사실과 명도 의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지체했을 경우 지연 이자 등 그에 따른 책임을 온전히 물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