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의 풍력발전 부지 임대료 세금 부과 사건

서귀포시의 한 조합이 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에 목장 부지 일부를 20년간 빌려주고 매년 6억 원의 사용료를 받았습니다. 세무서는 이 수입을 부동산임대업으로 보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조합은 자신들의 행위가 사업이 아니며, 일시적인 손실 보상금이거나 세금이 면제되는 '임야의 임대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조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해당 토지 사용료 수입을 사업성, 계속성, 반복성이 있는 부동산임대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조합: 서귀포시 B리 조합원들이 목장 관리 및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비법인 사단으로, D 주식회사에 풍력발전 부지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지급받은 단체입니다.
• 제주세무서장: A조합에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부과처분을 내린 피고입니다.
• D 주식회사: A조합의 목장 부지를 풍력발전 사업 후보지로 활용하고자 지상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지급한 회사입니다.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풍력발전지구 지정 공모를 진행하고 D 주식회사를 사업시행자로 승인한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서귀포시의 A조합은 조합원 복리 증진을 위해 목장 부지를 관리하는 비법인 사단이었습니다. 2011년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풍력발전지구 지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하자,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던 D 주식회사는 A조합에 목장 부지 사용을 제안했습니다. A조합은 2011년 12월 28일 정기총회를 거쳐 D 주식회사와 'B리 풍력발전 사업부지 사용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A조합은 2014년 7월 11일 D 주식회사에게 20년간 연간 지료 합계 6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토지 140,831㎡에 지상권 설정 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A조합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D 주식회사로부터 매년 6억 원의 사용료를 지급받았고, 이에 제주세무서장은 이 행위를 부동산임대업으로 보아 A조합에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를 부과했습니다. A조합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A조합이 풍력발전 부지로 지상권을 설정하고 받는 사용료가 부가가치세법 및 법인세법상 '부동산임대업'에 해당하는지 여부, 특히 해당 행위에 '사업성, 계속성, 반복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2. 해당 사용료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기타소득'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입니다.3. A조합의 행위가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상 '임야의 임대업'으로서 과세대상 용역에서 제외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 A조합의 청구를 기각한다. 즉, 제주세무서장이 A조합에 부과한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법원은 A조합이 D 주식회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지상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6억 원의 사용료를 받은 행위는 사업성, 계속성, 반복성이 인정되는 '부동산임대업'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임야의 고유 용도에 부합하지 않는 풍력발전 설비 설치 목적의 임대이므로 과세 제외 대상인 '임야의 임대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세금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 및 '부동산임대업': 부가가치세법 제3조 제1호, 제2조 제3호에 따라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입니다. 여기서 '사업자'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정도의 사업 형태를 갖추고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의사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뜻합니다(대법원 2010두8430 판결). 부동산임대업은 그 성질상 독립한 사업장의 설치나 종업원의 사용 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업장이나 종업원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성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92누14526, 94누11712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A조합의 지상권 설정 행위가 수익을 올릴 목적이 있었고, 20년의 장기간 계약, 기간 연장 가능성, 전력시장가격 연동 조항, 후속 절차 협조 약정, '부가가치세 별도' 명시 등의 정황을 고려하여 사업성, 계속성, 반복성이 인정되는 '부동산임대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2. 소득세법상 '사업소득'과 '기타소득':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사업소득은 영리를 목적으로 독립된 지위에서 계속·반복적으로 하는 사회적 활동인 사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뜻합니다(대법원 2017두36885 판결). 구 소득세법 제19조 제1항 제12호는 '부동산임대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정하고, 제21조 제1항 제9호는 '지상권을 설정하고 받는 금품'을 기타소득으로 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단순히 형식상 '지상권 설정'이라는 점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A조합의 지상권 설정이 계속적·반복적인 사업 활동의 일환이므로 해당 사용료를 '사업소득'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임대차와 달리 지상권 설정이 물권적 성격으로 인해 한번 설정되면 설정자의 의무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여 분류된 것이지, 일률적으로 사업성을 부인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3. 부가가치세 과세 제외 '임야의 임대업' 해석: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6호 단서 및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2조 제1항은 전·답·과수원·목장용지·임야·염전 등을 실제로 경작하거나 해당 토지의 고유 용도에 사용할 목적으로 임대하는 경우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용역에서 제외하는 특혜 규정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특혜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임야의 임대업'이란 임야의 고유 용도(농업이나 임업의 생산활동)에 부합하는 사용 목적으로 임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A조합의 경우 풍력발전 설비를 설치케 할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하였으므로, 이는 임야의 고유 용도에 부합하지 않아 과세 제외 대상인 '임야의 임대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토지 소유주가 장기간에 걸쳐 정기적인 수입을 목적으로 토지에 대한 사용 권한(예: 지상권)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경우, 해당 행위는 세법상 '사업성'이 인정되는 '부동산임대업'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일시적 대가나 손실 보상금으로 보기 어렵다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또는 개인의 경우 사업소득) 납세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2. 특히 계약서에 '부가가치세 별도'와 같은 문구가 명시된 경우, 이는 당사자 스스로도 해당 거래에 사업성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3. '임야의 임대업' 등 특정 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특혜 규정은 임야의 고유 용도(농업, 임업 생산활동)에 부합하는 사용 목적으로 임대할 때만 적용됩니다. 풍력발전설비 설치와 같이 고유 용도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대하는 경우에는 특혜를 받을 수 없습니다.4.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의 구분은 해당 활동의 내용, 기간, 횟수, 수익 목적성, 계속성 및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됩니다. 비록 형식상 '지상권 설정'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수익 활동이라면 사업소득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5.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수익 구조, 계약 조건, 기간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