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환자 F는 피고 병원에서 미파열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받던 중 혈관이 터져 뇌실 외 배액술을 시행했으나 결국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환자의 유족인 원고들은 피고 의료법인이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의료과실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의료기록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수술 과정과 조치에 의료과실이 없었으며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환자 F는 2020년 8월 27일 피고 병원에서 미파열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받던 중 혈관이 파열되는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 의료진은 뇌실 외 배액술을 시행했으나 환자는 회복하지 못하고 2020년 8월 30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피고 병원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위험한 수술을 강행하고 수술 중 발생한 출혈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상급 병원 전원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의료과실로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위자료와 장례비 등 45,00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환자 F의 미파열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 및 그 후 치료 과정에서 의료상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와 수술 전후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의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등을 바탕으로 피고 병원 과장이 코일 색전술을 선택한 것, 수술 중 조치, 출혈 발생 시 뇌실 외 배액술을 시행한 것 등 일련의 치료 과정에서 의료상의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상급병원 이송 여부에 대해서도 이송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감정 결과를 들어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 역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 병원 측에 의료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의료과실의 판단: 의료과실은 의사가 의료 행위를 할 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진료의 적절성, 수술 방법의 선택, 수술 중 조치, 합병증 발생 시의 대처 등 모든 의료 과정이 포함됩니다. 법원은 의료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의료 분야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그리고 그 주의 의무 위반이 환자의 손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주로 살핍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H협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중요한 증거로 삼아 피고 병원 과장의 수술법 선택 및 조치 그리고 출혈 발생 후 뇌실 외 배액술 시행 등에서 의료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급병원 전원 여부 또한 전원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설명의무의 범위: 의료법 제24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설명)는 의사 등 의료인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법정대리인)에게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설명의무의 내용은 질병의 진단명, 치료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결과, 발생 가능한 부작용 및 후유증 그리고 다른 치료 대안 등을 포함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병원 과장이 망인과 원고들에게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갑 제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병원 과장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즉 의료기관이 형식적인 서류를 갖추었더라도 그 설명 내용이 충분했는지 환자나 보호자가 이해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의료행위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전문적 영역이기에 의료과실 판단은 매우 복잡하며 의료 표준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 과실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객관적인 증거와 전문의 감정 결과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설명의무는 환자에게 질병 상태, 치료 방법, 발생 가능한 부작용 및 위험성, 다른 치료 대안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는 설명의 내용, 시기, 동의 여부 등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진료 기록, 영상 자료, 관련 의료 보고서 등 모든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의료기관의 조치에 불만이 있더라도 상급병원 전원 조치 여부는 환자의 상태, 당시 의료기관의 역량, 전원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