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는 온라인 구인 광고를 통해 '채권추심 업무'를 하는 줄 알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 및 송금책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기, 사문서위조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단기 알바' 공고를 보고 'C 과장'이라는 자와 연락하여 'B'라는 회사의 채권추심 업무에 채용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C 과장'의 지시에 따라 2020년 9월 초부터 약 5일간 5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총 7,007만 원의 현금을 수거하고, 이를 지정된 계좌로 무통장 송금하며, 금융기관 명의의 대출원금상환확인서 등을 출력하여 피해자들에게 교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고 마스크 외에는 신분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5일째 되는 날 친구로부터 자신의 업무가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는 경고를 듣자, 피고인은 즉시 'C 과장'에게 문의한 후 경찰에 자수하며 관련 대화 내역과 송금 명세표를 제출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이 수행한 업무가 보이스피싱 범행과 관련된 불법적인 행위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 즉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원심판결(징역 1년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인식하였거나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고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일관된 무죄 주장,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고 신분을 숨기지 않은 행동, 금융 지식 부족으로 업무 방식을 의심하지 않았을 가능성, 친구의 경고 후 즉시 자수한 경위 등을 종합할 때 합리적 의심을 넘어 범죄의 고의가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다는 '고의'가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되어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는 범죄의 증명 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 원칙이 적용된 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항소심 판결): 항소법원은 항소이유가 타당하다고 인정될 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내립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1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법 제58조 제2항 (판결 요지의 공시):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피고인의 신청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고의의 법리: 형사처벌을 받기 위해서는 범죄 행위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고의는 직접적인 인식뿐만 아니라, 특정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도 포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그러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채용이 이루어지고 회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면접을 보지 않는 경우, 업무 내용이 모호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채권추심 또는 현금 수거 등의 업무를 고수익과 함께 제안하는 경우,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나 계좌 정보를 이용해 돈을 송금하라는 지시를 받는 경우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일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금융 업무에서는 대면하여 현금을 직접 수거하거나, 불특정 다수의 계좌로 나누어 송금하도록 지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를 받을 경우 불법 행위를 의심하고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자신이 불법 행위에 연루되었음을 알게 된 경우, 즉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자수하고 관련 증거(대화 내역, 송금 내역 등)를 모두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본인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