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이 사건은 신용보증기금이 채무자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이하 B)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B이 자신의 채무를 갚지 않으려 피고 A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B이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채무가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 A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하고 경매 배당표를 경정했습니다.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B는 신용보증기금과 여러 차례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여 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0년 11월 30일 이자 연체로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했고, 신용보증기금은 2021년 3월 16일 기업은행에 300,731,086원을 대위변제하여 B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신용보증사고 발생 직전인 2020년 10월 8일, B이 자신의 부동산에 피고 A를 채권최고액 260,000,000원의 근저당권자로 하여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를 마쳤다는 점입니다. 이후 이 부동산에 대해 임의경매 절차가 진행되었고, 배당표가 작성되면서 피고 A가 260,000,000원을 배당받게 되고 신용보증기금은 85,684,059원만 배당받게 되자, 신용보증기금은 피고 A의 배당금 전액에 이의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사해행위이므로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채무자인 B의 재산을 감소시켜 원고인 신용보증기금의 채권을 충분히 변제받지 못하게 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사해행위 당시 원고의 구상금 채권이 성립되지 않았더라도 채권자취소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A와 B 사이에 2020년 10월 8일 체결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또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작성된 배당표 중 피고 A에 대한 배당액 260,000,000원을 0원으로, 원고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배당액 85,684,059원을 345,684,059원으로 경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A가 부담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한 후 보증사고 발생이 임박한 시점에 자신의 부동산에 다른 사람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사해행위 당시 채권이 아직 구체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개연성이 높았다면 해당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하고 배당표를 바로잡았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핵심 법리는 민법 제406조에 따른 '채권자취소권'과 그 피보전채권의 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입니다.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채권자를 해함'을 '사해의사'라고 하며,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로 인해 채무자의 총재산이 감소하여 채권자들이 채무를 변제받기 어렵게 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피보전채권의 범위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76426 판결 등 참조)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예: 신용보증약정)가 형성되어 있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따라 채권(예: 구상금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해당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B이 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여 채무 성립의 기초 법률관계가 이미 존재했고, 곧 보증사고가 발생하여 구상금 채무가 생길 개연성이 높았으므로, 비록 근저당권 설정 당시에는 구상금 채권이 직접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신용보증기금의 채권이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무 변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빼돌리는 행위를 하는 경우,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여 해당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보증 채무 등으로 인해 채무 발생이 예상되는 시점에,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에게 담보를 설정해 주거나 재산을 증여·매매하는 등 처분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것임을 채무자와 해당 재산을 받은 사람이 알고 있었을 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파산 또는 회생 절차에 들어가기 전 특정 채권자에게만 담보를 제공하는 등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도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부동산을 처분했거나 담보를 설정해 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해당 부동산의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하여 처분 시기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배당 절차에 참여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등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