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후 산모 폐색전증 사망과 의료 과실 다툼

이 사건은 제왕절개 수술 후 산모가 폐색전증으로 사망하자, 망인의 아들과 친부가 담당 의사를 상대로 의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피고 의사가 산모의 과응고 상태에 대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수술 후 이동 시 의료진의 동행 없이 이동을 지시하여 응급상황 대처가 미흡했으며, 실신 후 응급처치가 지연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 기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의사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망인의 아들, 미성년자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B를 통해 소송을 제기함)
• 원고 B (망인의 친부이자 원고 A의 법정대리인)
• 피고 C (F 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며 망인의 산전 관리 및 제왕절개 수술을 담당한 의사)

분쟁 상황

망인 D은 2021년 6월 4일부터 2022년 2월 3일까지 피고 C 의사가 운영하는 'F 산부인과 의원'에서 산전 관리 및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습니다. 2022년 2월 3일 오전 10시 23분경 원고 A이 제왕절개로 출생했습니다. 수술 다음 날인 2022년 2월 4일 오후 3시 24분경, 망인은 드레싱을 위해 3층 분만실로 이동하기 위해 보호자인 원고 B의 도움을 받아 걸어서 4층 입원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로 이동 중 오후 3시 31분경 갑자기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서 쓰러졌습니다. 당시 입원실 데스크에는 의료진이 없었고, 원고 B의 연락을 받은 간호사가 피고에게 보고 후 휠체어를 갖고 올라왔습니다. 피고는 오후 3시 35분경 도착하여 산소를 공급하고 오후 3시 38분경 3층 수술실로 이동하여 응급조치를 시작했습니다. 피고 병원은 오후 3시 36분에 119에 신고했고, 오후 3시 43분경 구급차가 도착했습니다. 망인은 구급차 이송 중 심장박동이 불안정하여 피고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구급대원이 I-gel을 삽입하는 등 응급처치를 하며 오후 4시 2분경 G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G병원에서 망인은 폐색전증 의심 소견을 받고 체외막산소화장치(ECMO) 부착 등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신부전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2022년 2월 8일 오후 10시 31분경 사망했습니다. G병원은 망인의 직접 사인을 폐색전증으로 판단했습니다. 한편, 피고 의사는 망인을 G병원으로 전원하는 동안 진료기록부에 자신이 직접 기관삽관을 하였다는 내용으로 허위 기재하여 의료법 위반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의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의사가 망인의 산전 혈액검사 결과 확인된 과응고 상태에 대해 폐색전증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하고 경과 관찰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2. 수술 다음 날 망인이 층이 다른 분만실로 이동할 때 의료진 동행 없이 이동을 지시하고 입원실 층에 상주 직원이 없어 응급상황 대처가 미흡했는지 여부.
3. 망인이 쓰러진 후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응급처치(활력징후 측정, 기도확보, 항경련제 투여 등)가 적절했는지 여부.
4. 망인을 상급병원으로 전원하는 조치가 지연되었는지 여부.
5. 피고 의사가 진료기록부를 허위 기재한 행위가 망인의 사망 및 손해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어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지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 의사의 의료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의사가 폐색전증 예방 조치를 소홀히 하거나 경과 관찰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망인이 폐색전증의 고위험군이 아니었으며, 수술 후 압박스타킹 착용 및 조기 보행 지시 등 일반적인 의료 수준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망인의 이동 시 의료진 동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고, 실신 후 응급처치 역시 신속히 이루어졌으며 상급병원 전원도 지연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진료기록부 허위 기재는 별도의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나,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의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료상의 주의의무: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주의의무는 의료행위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상식'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대법원 2005다13045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의사가 망인의 과응고 상태에 대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이동 시 의료진 동행 의무를 위반한 점, 실신 후 응급처치가 미흡한 점 등을 들어 주의의무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망인이 폐색전증의 고위험군이 아니었고, 혈액검사 결과만으로 폐색전증을 예측하기 어려웠으며, 피고가 압박스타킹 착용 및 조기 보행 지시 등 일반적인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보아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 입증의 특수성: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하므로, 일반인이 의사의 과실이나 그 과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중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 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의료상의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는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막연히 중한 결과만으로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2다41069 판결). 원고들은 피고의 여러 과실로 망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감정의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주장하는 개별 과실이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미쳤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 재량: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의 의료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집니다.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를 놓고 특정 방법만이 정당하다고 보거나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을 과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2다41069 판결). 법원은 망인이 쓰러진 후의 응급처치 과정에서 기관삽관이나 항경련제 투여가 반드시 필요했다고 볼 수 없고, 상급병원 전원 조치도 지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처치에 재량권 남용이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 의료법 위반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피고 의사가 진료기록부에 자신이 직접 기관삽관을 했다고 허위 기재한 것은 의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벌금 50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행위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망인의 사망이나 상태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민사상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폐색전증 위험 인자 인지: 임신, 출산, 특히 제왕절개술은 폐색전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만 35세 이상, 비만, 이전 혈전색전증 병력 등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인의 위험 인자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고 예방 조치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 혈전 예방 조치의 중요성: 수술 후 조기 보행은 심부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압박스타킹 착용, 간단한 운동 등으로 혈전을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의료진의 처방과 지시를 성실히 따르는 것이 본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 의료진과의 소통: 다리 부종이나 통증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상세히 알리고 정확한 진단을 요청해야 합니다. 진료기록에 이러한 증상 호소 내용이 명확히 기록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 만약 병원 내에서 쓰러지는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주변 의료진을 호출하거나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병원 내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구역이라도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진료기록부의 중요성: 진료기록부는 환자의 치료 과정을 기록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의료진의 진료기록부 허위 기재는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이며, 민사상 책임과는 별개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진료기록부의 내용은 의료 분쟁 시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정확한 기록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