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원고 A는 E에게 진 빚을 받아내야 하는 채권자였습니다. 그런데 E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E는 자신의 누나인 B 그리고 자녀들인 C, D과 함께 상속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속 지분을 포기하거나 다른 가족에게 넘겨주는 상속재산분할협의와 증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로 인해 E의 재산이 줄어들어 원고 A는 E에게 빚을 받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원고 A는 E와 그 가족들이 체결한 상속재산분할협의 및 증여계약이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 즉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 A는 E에게 총 400,000,000원 및 1,000,000,000원의 양수금 채권과 H의 채무에 대한 구상금 채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E는 이를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E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E는 자신의 상속 재산 중 2/9 지분(약 293,204,777원 상당)에 대해 누나인 B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고, 다른 재산에 대해서는 자녀들인 C, D에게 증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E의 책임 재산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원고 A는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E와 그의 가족들이 체결한 상속재산분할협의 및 증여계약을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취소)을 행사하여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E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상속 재산 지분을 포기하거나 가족에게 넘긴 행위(상속재산분할협의 및 증여계약)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해당 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된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 B과 E 사이에 체결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293,204,777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은 원고에게 293,204,777원과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피고 D, C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상속 재산을 부당하게 처리했을 때, 채권자가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모든 가족 간의 재산 이전이 사해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상황과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B과의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지만, 피고 C, D과의 증여계약은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채무자가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고의로 줄이는 행위를 막기 위한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1.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취소권) 이 조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거나 무상으로 이전하여 채무 초과 상태가 되거나,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인 경우에 재산을 더욱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해당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채무자에게 원상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칠 의사(사해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그 행위로 이익을 얻은 사람(수익자)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의 경우,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 지분을 포기하거나 무상으로 다른 상속인에게 이전함으로써 채무자의 재산이 줄어들고 채권자의 채권을 만족시키기 어렵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2. 민법 제1008조 (특별수익자의 상속분) 및 제1008조의2 제1항 (기여분) 이 조항들은 상속인 중 특별한 수익을 얻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경우, 그 상속분을 조정하여 상속인들 간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상속 재산의 정당한 분할 여부보다는 상속재산분할협의의 형식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감소시켜 채권자를 해한 행위 그 자체가 민법 제406조의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즉 상속 관련 법규는 상속 재산 분배의 일반적인 원칙을 제시하지만, 해당 분배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졌을 때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가집니다.
채권자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으려고 재산을 은닉하거나 부당하게 처분하는 경우, 법원에 그 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속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채무자(상속인)가 자신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상속 지분을 포기하거나 다른 상속인에게 과도하게 이전하는 경우, 이는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사해행위)로 간주되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때 사해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였고, 해당 행위로 인해 채무자의 재산이 더 줄어들어 채권 회수가 어려워졌으며, 채무자와 재산을 받은 사람 모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따라서 채무자의 상속이 개시되면, 채권자는 채무자가 상속 재산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부당한 재산 처분 행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모든 재산 이전 행위가 사해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증여받은 사람(수익자)이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알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취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