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부동산 담보 설정이 사해행위인지 다툰 사건

원고 A는 채무자 C의 아들 J에게 돈을 빌려주고 C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이 부동산이 경매로 말소된 후, C가 자신의 딸 B에게 유일한 재산인 다른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자, A는 이를 자신을 해하는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 A가 주장하는 C에 대한 채무가 명확히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사해행위로 볼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채무자 C의 아들 J에게 돈을 빌려주었으나 받지 못해 C가 딸 B에게 설정해준 근저당권을 취소하려 한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C의 딸로, C로부터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람입니다.
• C: A에게 돈을 빌려준 J의 어머니이자 피고 B의 어머니로, A의 채권에 대해 연대채무를 지고 있는지 다투어졌으며,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에 피고 B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채무자입니다.
• J: C의 아들이자 원고 A에게 2,500만 원을 빌린 원래 채무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1년경 J에게 2,500만 원을 빌려주고 J의 어머니 C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았습니다. 이 부동산은 이후 경매로 인해 말소되었습니다. A는 2019년 C를 상대로 2,500만 원 지급명령을 받아 확정시켰습니다. 그런데 C가 2018년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다른 아파트에 딸 B에게 채권최고액 8,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자, A는 이를 자신을 해하는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는 C가 J의 채무를 중첩적으로 인수했거나 연대보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C가 원고 A에 대해 2,5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중첩적 채무인수 또는 연대보증).
2. C가 피고 B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가 원고 A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즉, C가 피고 B에게 설정해준 근저당권은 사해행위가 아니며 취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C에 대한 2,500만 원 채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C가 J의 채무에 대해 중첩적 채무인수나 연대보증을 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더라도 기판력이 없어 채무 존재를 단정할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서증도 변론기일 불출석으로 증거로 삼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사해행위 취소의 전제인 피보전채권(보전할 채권)이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사해행위취소권(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를 하여 채권자가 채권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게 된 경우, 채권자가 그 법률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를 행사하려면 '피보전채권', 즉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먼저 존재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 A가 C에 대한 2,500만 원 채권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C가 J의 채무를 인수하거나 연대보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보전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 지급명령의 효력(민사소송법 제472조, 제474조): 지급명령은 채무자가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되어 확정판결과 같은 '집행력'을 가집니다. 즉,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효력이 생깁니다. 그러나 지급명령은 확정되어도 '기판력'은 없습니다. 기판력이란 확정판결의 내용에 대해 다시 다툴 수 없게 하는 효력인데, 지급명령에는 이것이 인정되지 않아 본안 소송(사해행위취소소송과 같은)에서는 채무의 존재 여부를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원고 A가 받은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더라도 C가 A에게 2,50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한다는 사실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3. 서증 제출 및 채택(민사소송법 제297조 및 대법원 판례):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되는 서류(서증)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가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원고 A는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제출했던 서증들이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여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소송 진행에 있어 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절차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1. 금전 대여 시 채무자가 명확한지, 연대보증인이 있다면 그 의사가 명확하게 기재된 서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담보를 제공했다고 해서 연대채무를 부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2. 지급명령이 확정되더라도 채무의 존재 자체가 기판력(확정판결의 효력)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는 채무의 존재를 별도로 증명해야 할 수 있습니다.
3.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려면,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채권(피보전채권)이 명확히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한 행위가 채권자를 해치는 행위(사해행위)인지 여부 이전에, 해당 채무자에게 채무가 있는지를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4. 소송 중에는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출하고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석하지 않아 증거가 채택되지 못하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