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무죄 사건

피고인은 상시근로자 58명을 사용하는 재단법인의 대표로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나 의견 청취 없이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했다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개정된 규정들이 취업규칙이 아니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실질적인 변경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정원, 인력배치, 직무대리 관련 규정은 근로조건을 직접 규율하는 취업규칙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보수 및 수당 관련 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나 법령상 당연한 내용을 명시한 것에 불과하여 불이익한 변경이나 실질적인 변경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의왕시 소재 (재)C 대표로 보호소년원 관리 및 교육업을 하는 사용자
• (재)C (이 사건 협회): 피고인 A가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으로 보호소년원 관리 및 교육업을 수행하며 상시근로자 58명 고용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재단법인 (재)C의 「직제·인사·보수 규정」을 2021년 3월과 4월에 두 차례 개정했습니다. 검찰은 이 개정 내용 중 일부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이거나,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 변경임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받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보아 피고인을 기소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개정된 규정들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거나, 해당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며, 실질적인 근로조건의 변경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인이 개정한 직제·인사·보수 규정 중 정원, 인력배치, 직무대리 관련 조항들이 실질적인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위 규정 중 보수 및 수당 관련 조항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위 규정 중 보수 및 수당 관련 조항 변경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의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 정원, 인력배치, 직무대리 관련 조항들은 근로관계를 직접 규율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간의 권리·의무 관계를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취업규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의무 위반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2. 보수 및 수당 관련 조항은 '취업규칙'에 해당하지만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는 문구 추가나 삭제는 이 사건 협회의 성격상 이미 예산 범위 내에서 보수가 지급되어야 한다는 법령상 당연한 내용을 명확히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기득권이나 기득이익을 침해하는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3. 해당 개정이 근로조건의 '실질적인 변동'을 초래하지 않는 단순한 문구 조정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말하는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이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위반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특히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이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114조 (벌칙)​: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사용자 의무를 위반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피고인은 이 조항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3. 취업규칙의 정의 및 효력 (대법원 2007두11566 등)​: 판례는 취업규칙을 명칭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준칙으로 봅니다. 여기서 '근로조건'은 임금, 근로시간, 후생, 해고 등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의미하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권리·의무관계'를 규율하는 사항을 말합니다.
   • 최저기준적 효력 (근로기준법 제97조)​: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며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을 따릅니다.
   • 보충적 효력: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취업규칙이 공백을 보충하고 근로계약을 규율합니다.
4.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판단 기준 (대법원 2004두57362 등)​: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은 사용자가 규정을 개정하여 근로자의 기득권이나 기득이익을 박탈하고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5. 죄형법정주의 원칙: 형벌법규는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해서는 안 되며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 및 '변경'의 의미를 해석할 때도 적용됩니다.
6.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51조: (재)C와 같은 재단법인 설립의 법적 근거가 되며 관련 법률(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등)의 적용을 통해 예산 운용에 제약이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참고 사항

1. 취업규칙 해당 여부 판단: 회사의 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명칭이 아닌 내용과 실제 효력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근로자의 임금, 근로시간, 복무규율, 해고 등 근로자의 대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만을 취업규칙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단순히 인력 운용이나 조직 운영에 관한 규정은 취업규칙이 아닐 수 있습니다.
2. 불이익 변경 여부 확인: 취업규칙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는 기존 규정과의 비교를 통해 근로자의 기득권이나 기득이익이 박탈되거나 저하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법령에 따라 이미 당연히 적용되는 내용을 명확히 하거나 일반적인 운영 원칙을 명시하는 정도로는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취업규칙 '변경'의 의미: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의 '변경'은 근로조건의 '실질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사소한 문구 수정이나 실질적인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개정은 '변경'으로 보지 않아 근로자의 의견 청취나 동의 의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법령 준수 명시: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나 공익법인의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예산 범위 내에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제약입니다. 이를 취업규칙에 명시하는 것만으로는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