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사기 · 기타 형사사건
이 사건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 금융사기를 저지른 보이스피싱 조직에 피고인들이 가담하여 피해자로부터 총 5,400만원을 편취하고 그 범죄수익을 은닉한 사건입니다. 피고인 A는 현금 수거책으로, 피고인 B와 C은 돈세탁 담당자로 활동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C은 대한민국에 체류 기간을 초과하여 불법 체류한 혐의도 함께 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피고인 B와 C에게는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해외에서 인터넷 전화 등을 이용해 국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빙자하여 돈을 가로채기로 계획했습니다. 이들은 유인책, 현금 수거책, 중간 관리자, 돈세탁 담당자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했습니다.
피고인 B는 2024년 11월 고액 수익 광고를 보고 'D'라는 조직원으로부터 환전 업무 제안을 받아 승낙했고, 피고인 C은 피고인 B의 제안으로 함께 환전 업무에 가담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4년 12월 'E', 'F'이라는 조직원들로부터 현금 배달 시 건당 7만원 내지 10만원의 수당과 교통비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현금 수거책으로 합류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2024년 12월 17일, 피해자 H에게 'G카드 발급 및 명의 도용'을 언급하며 금융감독원 및 검사를 사칭했습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구속 수사를 피하려면 재산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직접 전달하라'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에 속은 피해자는 2024년 12월 26일 현금 2,400만원을 준비했고, 피고인 A는 안양시 동안구의 한 상가 복도에서 피해자로부터 이 돈을 전달받았습니다.
같은 날, 피고인 A는 서울 동대문구 앞길에서 피고인 B에게 현금 2,4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당시 피고인 C은 피고인 B와 함께 타고 온 K7 승용차 밖에서 주변 상황을 살폈습니다. 피고인 B는 자신의 M은행 계좌를 이용해 2,400만원에 상응하는 베트남 화폐를 조직원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다시 3,000만원을 준비했고, 2024년 12월 30일 피고인 A는 안양시 동안구에서 피해자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전달받았습니다. 피고인 A는 인천 계양구의 한 주차장에서 피고인 C에게 현금 2,970만원을 전달했습니다(나머지 30만원은 경비로 취득했습니다). 피고인 B는 피고인 C으로부터 현금 전달 연락을 받은 후 자신의 M은행 계좌를 이용해 3,000만원에 상응하는 베트남 화폐를 조직원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합계 5,400만원을 편취하고, 피고인 B와 C은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했습니다. 또한 베트남 국적의 피고인 C은 2020년 3월 31일 단기방문 자격으로 입국한 후 2022년 2월 26일 체류 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2025년 1월 11일 체포 시까지 대한민국에 불법 체류했습니다.
피고인 A는 구직 활동 중 정상적인 업무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다투었습니다. 피고인 B와 C은 전달받은 돈이 범죄수익이 아니거나 범죄수익임을 몰랐으며, 현금 전달 및 송금 행위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과는 별개의 범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 성립을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C에게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증거물(증 제2, 5호)을 몰수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범행의 실체를 완전히 알지 못했더라도 구직 과정의 비정상성, 업무 내용의 이례성, 현금 수수 방식 등을 고려할 때 범행 가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B와 C이 전달받은 피해금은 '중대범죄'의 '범죄수익'에 해당하며, 이를 환전하여 송금한 행위는 범죄수익의 처분 사실을 가장한 별개의 범죄로 보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사회적 해악이 크다고 보면서도, 피고인들이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하여 모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 제1항: 이 법은 보이스피싱과 같은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금을 환급하기 위한 특별법입니다. 제15조의2 제1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가담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A, B, C은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총 5,400만원을 편취한 행위로 이 법률을 위반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의 경우 비정상적인 구직 과정, 이례적인 현금 수거 업무, 불투명한 현금 전달 방식 등을 종합하여 보이스피싱 범행 가담에 대한 '미필적 고의'(자신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할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2.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함께 유인책, 현금 수거책, 돈세탁 담당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범행을 실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점조직적 운영 방식과 각자가 일부 기능만을 담당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범행의 실체와 전모를 모두 알지 못했더라도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된 것입니다.
3.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범죄수익 등의 은닉 및 가장): 이 법은 범죄수익의 은닉을 규제하고 이를 처벌하여 중대범죄를 예방하고 건전한 사회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3조 제1항 제1호는 '범죄수익의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실제와 다르게 꾸며 거짓으로 보이게 하는 것)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 B와 C은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취득한 5,400만원이 '중대범죄'인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이 돈을 베트남 화폐로 환전하여 조직원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한 행위는 범죄수익이 정당하게 처분된 것처럼 보이게 한 '처분 사실 가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았습니다. 법원은 이 행위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 자체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임을 강조했습니다.
4.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7호 및 제17조 제1항 (체류 기간 초과 체류): 이 법은 대한민국의 출입국 및 외국인의 체류를 관리하여 국가의 안전을 확보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17조 제1항은 외국인이 허가받은 체류 자격과 기간의 범위에서 체류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94조 제7호는 이를 위반하여 체류 기간을 초과하여 체류한 자를 처벌합니다. 피고인 C은 2022년 2월 26일 체류 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2025년 1월 11일 체포될 때까지 대한민국에 계속 체류하여 이 법률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고액의 수당을 미끼로 채용 과정 없이 비대면으로 현금 수거, 전달, 환전 등의 업무를 제안하는 경우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구직 과정에서는 회사 실체 확인, 면접, 신원 및 신용 확인 등 통상적인 절차가 진행되므로, 이러한 절차가 생략되거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불법적인 업무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 직원을 사칭하여 현금을 인출하여 특정인에게 전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절대로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현금 수수 과정에서 영수증이나 확인서 없이 거액의 현금을 전달하거나, 액수 확인 없이 거래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금융거래이며 사기 연루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가 불법적인 것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가담해서는 안 됩니다.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관련 기관에 문의하거나 신고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반드시 본인의 체류 자격과 기간을 확인하고, 만료 전에 연장 신청을 하거나 출국해야 합니다. 체류 기간을 초과하여 불법 체류하는 경우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