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처분/집행
네 명의 피고인들은 가상의 투자사이트를 이용한 재테크 리딩투자 사기 조직에 가담하여, 상품권 거래를 위장한 자금세탁 및 인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총책과 중간 관리책의 지시에 따라 허위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입금된 거액의 돈을 자기앞수표로 인출한 뒤 조직원에게 전달했습니다. 피고인 A는 약 9억 원, B는 약 32억 원, C는 약 22억 원, D는 약 23억 원 상당의 피해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했으며, 그 대가로 고액의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자금세탁 행위가 불법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사기 조직의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하여 사기죄 및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테크 리딩투자사기는 인터넷 사이트 등에 '전문가의 리딩에 따라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허위 광고 글을 게시하여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방식으로 시작됩니다. 피해자들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성명불상자와 1:1 채팅을 하게 되고,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가장한 허위 투자 사이트에 가입하게 됩니다. 조직은 이 허위 사이트의 전산을 조작하여 피해자들이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투자금을 지원해주겠다고 속여 추가 입금을 유도합니다. 피해자들이 수익을 환전하려고 하면, 투자금 지원을 이유로 상당 기간 출금이 불가능하다거나 소액만 출금해주고 나머지는 주지 않거나,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며 돈을 가로챕니다. 이러한 범죄 조직은 범행을 기획하고 총괄하는 총책, 피해자를 유인하는 유인책(트레이더 또는 홍보팀), 허위 사이트를 관리하는 관리팀, 대포계좌나 대포폰을 공급하는 공급책, 그리고 피해금을 여러 계좌를 통해 세탁하는 자금세탁책 등으로 구성되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됩니다.
피고인들이 재테크 리딩투자 사기 조직의 범행 수익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사기 범행에 대한 고의를 가지고 공동으로 가담했는지 여부, 특히 이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사기 조직의 범죄 수익금 세탁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사기 피해금이 1차 계좌로 송금되어 이미 사기죄가 성립한 이후의 자금세탁 행위도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특정 기간에만 자금 인출에 가담했을 경우 그 기간 이후 발생한 전체 사기 피해금에 대해서도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이 있는지가 중요한 법률적 판단 대상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와 D에게 각 징역 4년, 피고인 B와 C에게 각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B로부터 압수된 증 제1호 내지 제3호, 피고인 C으로부터 압수된 증 제4호 내지 제11호, 피고인 D로부터 압수된 증 제12호 내지 제16호를 몰수하고, 피고인 B에게 700만 원, 피고인 C에게 1,419만 원, 피고인 D에게 500만 원을 각각 추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위 추징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했으며, 배상신청인들의 배상명령신청은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자신들이 관여한 사기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을 모두 인지하지 못했을지라도, 고액의 수수료를 약속받고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거액의 돈을 처리한 점 등을 종합하여 자신의 행위가 불법적인 자금세탁 행위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용인하며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사기 범행에 대한 편취의 범의 및 이 사건 조직원들과의 암묵적, 묵시적 공모관계가 인정되며,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 지배 역시 인정되므로 공동정범의 죄책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자금을 사기이용계좌로 송금받아 편취행위가 기수에 이른 이후에 자금세탁 행위가 실행된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동정범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C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기 범행의 특성상 피해자와 편취금액이 사전에 특정되지 않고, 피고인이 일정 기간만 가담했더라도 총책 등과의 순차적, 암묵적 공모관계가 있었고 전체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으므로 전체 피해금에 대해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고수익 보장', '전문가 리딩', '원금 보장' 등을 내세우는 투자 제안은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식 금융기관이 아닌 출처 불명의 투자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돈을 입금하라는 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타인의 돈을 대신 인출하거나 전달해주는 '자금세탁' 역할은 단순 아르바이트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기 또는 범죄수익은닉에 직접 가담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수표를 인출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등 비정상적인 형태의 고액 금전 거래는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고액의 수수료를 미끼로 하는 제안은 사기나 불법 자금세탁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거나 불법적인 제안을 받았다면, 즉시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경찰 또는 금융기관에 신고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추가적인 범죄 가담을 막아야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범죄의 성격이나 금전 규모, 거래 방식 등을 고려할 때 불법성을 충분히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