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오일 유통기한 임의 연장 시정명령 유지 판결

원고 주식회사 A는 베트남에서 수입한 코코넛 오일을 융해, 여과 등의 공정을 거쳐 소분 포장한 후 제조일로부터 24개월로 유통기한을 설정하여 판매했습니다. 이에 피고 성남시장은 원고의 공정이 저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순 가공에 불과하므로,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따라야 함에도 이를 연장 표시한 것은 식품표시광고법상 유통기한 거짓 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공정이 '제조'에 해당하여 유통기한 재설정이 적법하며 시정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공정을 단순 가공으로 판단하여 유통기한 거짓 표시가 맞고 시정명령 또한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식품, 식품첨가물 및 건강보조식품 제조·판매업을 하는 회사로, 수입 코코넛 오일을 가공하여 유통기한을 새로 설정했습니다.
• 피고 성남시장: 주식회사 A의 유통기한 거짓 표시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식품 제조 및 판매 회사인 주식회사 A는 베트남에서 대량의 유기농 버진 코코넛 오일을 수입했습니다. 이 오일은 25℃ 이하에서 고체 상태로 응고되는 특성이 있었기에 원고는 이를 40~50℃에서 녹여 액체로 만든 후 필터로 여과하고 최종 제품 용량에 따라 소분 포장하는 공정을 거쳤습니다. 원고는 이 공정 이후 제품의 유통기한을 제조일로부터 24개월로 자체 설정하여 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성남시장은 원고의 공정이 원료의 저장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 '단순 가공'에 불과하며,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따르지 않고 유통기한을 연장 표시한 것은 '유통기한 거짓 표시'에 해당한다고 보아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시정명령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의 코코넛 오일 가공 공정이 식품위생법상 원료 제품의 저장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조'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순 가공'에 불과한지 여부입니다. 또한 원고가 유통기한을 새로 설정하여 표시한 것이 구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4호에서 금지한 '유통기한을 거짓으로 표시'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 성남시장의 시정명령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시정명령 취소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성남시장의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코코넛 오일 가공 공정(융해, 여과, 소분, 포장 등)이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 정하는 '단순 가공처리'에 해당하여 원료 제품의 저장성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야자유의 유통기한 설정 지표인 산가나 요오드가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과산화물가와 수분 감소는 관련 법령에서 유통기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지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유통기한을 설정하여 표시한 것은 '유통기한을 거짓으로 표시'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시정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행정처분 기준에 적합하며, 공익상 필요가 매우 크고 원고에게 입증된 피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다음 법령과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1. 구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4호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행위의 금지)​: 이 조항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서 '유통기한을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의 코코넛 오일 가공이 원료의 저장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 '단순 가공'에 해당하므로,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유통기한을 설정하여 표시한 것이 이 조항에서 금지하는 '유통기한을 거짓으로 표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식품위생법 제7조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기준 및 규격)​: 이 조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민 보건을 위해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제조, 가공, 사용, 보존 등에 관한 기준과 규격을 고시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 조항에 근거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및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고시가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 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약처 고시)​: 이 고시는 '단순 절단, 식품 등을 이용한 단순 결착 등 원료 제품의 저장성이 변하지 않는 단순가공처리만을 하는 제품은 유통기한이 먼저 도래하는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최종제품의 유통기한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코코넛 오일 공정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식약처 고시)​: 국내 제조식품의 경우 품목 제조보고 시 유통기한 설정 사유서를 제출하고, 유통기한 연장 시 그 근거자료를 첨부하여 변경 보고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물성 유지류의 유통기한 설정실험 지표로 '산가' 및 '성상'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법원은 원고의 공정 후 이러한 지표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음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넘었는지 여부는 처분 사유, 해당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그리고 처분으로 인해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합니다. 제재적 행정처분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이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이나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시정명령이 행정처분 기준에 적합하고 공익상 필요가 크다고 보아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식품 제조 및 가공업체는 유통기한 설정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1. 유통기한 설정 기준의 명확한 이해: '식품위생법' 및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그리고 관련 고시('식품의 기준 및 규격',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등)에서 정한 유통기한 설정 기준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원료의 저장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 단순 가공의 경우 원료 제품의 유통기한을 최종 제품의 유통기한으로 설정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제조'와 '단순 가공'의 구분: 제품 공정이 원료의 저장성이나 본질적인 특성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는지 여부에 따라 '제조'와 '단순 가공'이 구분됩니다. 법령에서 정한 유통기한 설정 실험 지표(예: 산가, 요오드가)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면 단순 가공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큽니다.
3. 수입 신고 시 품목 유형의 정확성: 원료를 수입할 때 '야자유'와 같은 완제품 유형으로 신고할지, '정제·가공을 거쳐야 하는 식품원료'로 신고할지에 따라 유통기한 설정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입 신고 시 해당 제품의 실제 용도 및 특성에 맞는 품목 유형을 정확하게 신고해야 합니다.
4. 행정기관의 유권해석 참고: 공정의 성격이나 유통기한 설정 방식에 불확실성이 있을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행정기관에 사전 질의하여 유권해석을 받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객관적인 증빙 자료 확보: 유통기한을 재설정하는 경우, 해당 공정이 원료의 저장성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험성적서 등 충분한 근거 자료를 확보하고, 품목제조보고 시 이를 제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