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육군 부소대장인 피고인이 자신의 직속 부하인 분대장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신체 접촉을 통한 추행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군대 내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피고인은 2020년 5월 초순부터 7월 말경까지 네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추행했습니다.
피고인의 상급자 지위를 이용한 행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판단과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내 위력 행사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은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여 면제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와 목격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에 높은 신빙성을 부여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중사로서 초임 하사인 피해자의 직속상관이었고 상명하복의 군부대 특성상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웠던 점을 들어 피고인의 행위가 '위력'에 의한 추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신체 접촉 행위들 역시 일반인의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 주로 적용된 법률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업무상위력등에 의한 추행)입니다. 이 조항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력'의 의미: 판례는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해석합니다. 이는 단순히 폭행이나 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 조직에서는 상급자의 지위 자체가 하급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갓 임관한 초임 하사이고 피고인이 직속상관인 중사였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군부대 특성상 적극적인 거부 의사 표현이 곤란했다는 점이 위력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완전히 제압될 것까지 요구하지 않으며 위력 행위 자체가 추행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행'의 의미: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 판단은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팔짱 끼기, 복부 찌르기, 팔 꼬집기, 얼굴 만지기, 머리 비비기 등의 행위들은 피해자는 물론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여러 차례 추행 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형법 제37조에 따라 경합범 가중 처벌되었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및 제4항에 의거하여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사회봉사가 명령되었습니다. 유죄판결 확정 시 피고인은 동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지만, 피고인의 전과 없음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은 동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등의 단서 조항에 따라 면제되었습니다.
상급자와 하급자 관계, 특히 군대와 같이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조직에서는 상급자의 지위 자체가 하급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하급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했더라도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성추행 피해를 당했을 경우 사건 직후부터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기록하고 주변에 알리거나 증거(카카오톡 대화 내용, 목격자 진술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은 허위 진술의 동기가 없는 한 높은 신빙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업무나 고용 관계로 인해 자신을 보호, 감독하는 상급자가 위계나 위력으로 추행하는 경우를 엄중하게 처벌하므로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관련 법률의 적용을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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