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정보 공개 취소 판결

이 사건은 A 주식회사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과 평택지청장이 내린 자신들의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부분 공개 결정에 대해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A 주식회사는 보고서에 포함된 공정 배치, 화학물질 사용량 등의 정보가 국가 핵심기술이자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정보 부분 공개 결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으나 이는 치유되었다고 보았고, 쟁점 정보가 A 주식회사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며 국가 핵심기술로 판정받은 점을 고려하여 비공개 대상 정보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당 정보가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 보호를 위해 반드시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A 주식회사의 손을 들어주어 정보 부분 공개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반도체 제조 공장을 운영하며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에 포함된 공정 배치, 화학물질 사용량 등의 정보가 국가 핵심기술이자 경영상·영업상 비밀이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회사
•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장 (피고): A 주식회사의 기흥·화성·평택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의 일부 정보 공개를 결정한 행정기관
• F (정보공개 청구인), B (피고보조참가인): A 주식회사의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의 정보 공개를 요구한 이해관계인 또는 주민 대표

분쟁 상황

피고보조참가인 B 등은 A 주식회사의 기흥·화성·평택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과 평택지청장은 2018년 3월 20일 이 보고서에 대해 부분 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는 이 부분 공개 결정에 포함된 공정 배치, 화학물질명, 월 취급량 등의 정보가 기업의 핵심 기술 및 영업 비밀을 담고 있어 공개될 경우 경쟁력이 현저히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부분 공개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들이 정보 공개 결정일과 공개 실시일 사이에 30일의 간격을 두지 않아 정보공개법상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및 그 하자가 치유되었는지 여부.
2. A 주식회사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중 '측정위치도, 부서/공정명, 단위작업장소, 화학물질명(상품명), 월 취급량' 등의 정보(쟁점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여 비공개 대상 정보인지 여부.
3. 쟁점 정보가 설령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더라도,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단서 (가)목에 따라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4. 쟁점 정보 중 비공개 대상 부분과 공개 가능 부분을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5.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국가 핵심기술 판정이 정보 공개 여부 판단에 미치는 영향 및 유사 판결의 기속력 여부.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A 주식회사에 대한 피고들의 정보 부분 공개 결정 중 쟁점 정보에 대한 공개 명령 부분을 취소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쟁점 정보의 공개를 거부한 A 주식회사의 주장을 인용한 것입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A 주식회사의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의 특정 정보('측정위치도, 부서/공정명, 단위작업장소, 화학물질명(상품명), 월 취급량')를 국가 핵심기술이자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며, 공중의 건강 보호를 위해 반드시 공개해야 할 정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정보는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의 정보 부분 공개 결정은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비공개 대상 정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 중 법인 등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A 주식회사의 공정 배치, 화학물질명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단서 (가)목 (공개 예외): 위 비공개 대상 정보라 할지라도 '사업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쟁점 정보가 이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14조 (부분 공개): 공개 청구된 정보가 비공개 대상 부분과 공개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 공개 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면 비공개 대상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쟁점 정보가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거나 분리하더라도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21조 제3항 (제3자 보호): 정보 공개 결정일과 공개 실시일 사이에 최소한 30일의 간격을 두도록 규정하여, 제3자가 공개 결정에 대한 불복 여부를 결정하고 준비할 시간을 보장하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은 29일의 간격만을 두어 절차상 위법이 있었으나, 이후 공개 실시일을 변경하여 30일의 간격을 두었고, 원고가 공개 실시일 이전에 불복 절차를 모두 밟았으므로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42조 (작업환경 측정 및 결과 보고): 사업주는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근로자가 있는 작업장에 대해 작업환경 측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며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에게 측정 결과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내부 공개 의무와 장치들이 있으므로 외부 공개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9조 제6항 (국가 핵심기술 판정):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 핵심기술 여부를 판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A 주식회사의 특정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로 판정받은 사실이 정보 공개 여부 판단에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었습니다.
• 행정처분 위법 판단 기준 시점의 법리: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했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 핵심기술 판정 등 처분 이후에 나온 자료도 처분 시점의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정보의 성격과 관리: 기업은 중요한 정보(공정 배치, 화학물질 사용량 등)를 경영상·영업상 비밀로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예: 비밀유지 조항, 보안 서약서, 내부 보안 조치 등)
• 국가 핵심기술 판정: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정보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되거나 판정을 받는다면, 정보 공개 거부 주장에 매우 유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정은 해당 정보의 비공개 필요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합니다.
• 국민의 알 권리와 기업 비밀의 균형: 법원은 국민의 알 권리, 특히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 보호의 필요성과 기업의 정당한 이익(경영상·영업상 비밀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습니다. 직접적인 유해인자 노출 수준이나 그 결과 등은 공개의 필요성이 크지만, 공정 배치도와 같이 생산 노하우와 직접 연결되는 정보는 비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보 공개의 범위: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내용 중 근로자 건강과 직접 관련된 유해인자, 측정치 등은 공개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공장 내 특정 장소나 상세 공정 흐름 등은 기업 비밀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즉, 모든 정보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 절차적 준수: 행정기관이 정보 공개 결정을 할 때에는 정보공개법이 정한 절차(예: 제3자에게 공개 결정 통지 후 최소 30일 이후 공개 실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특정 상황에서는 치유될 수 있지만, 사전에 정확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과거 판례의 참고: 유사한 내용의 과거 판례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각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공장의 종류, 정보의 상세 내용 등)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으므로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