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결합증권 신탁 판매에 대한 과징금 부과 취소 판결

금융투자업자인 A 주식회사는 투자자들에게 B 주식회사와 A 주식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을 신탁재산에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계약 체결을 권유하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A 주식회사가 투자자 수가 50인 이상임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A 주식회사에 9억 1,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수사기관 통보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과징금 부과 처분 및 수사기관 통보조치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수사기관 통보조치 청구는 각하하고, 과징금 부과 처분은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 및 발행한 금융투자업자
• 피고 금융위원회: A 주식회사에 과징금 부과 및 수사기관 통보조치를 한 금융감독기관
• B 주식회사: A 주식회사가 판매한 일부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사

분쟁 상황

금융투자업자인 A 주식회사는 투자자들에게 파생결합증권(DLS)을 신탁재산으로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계약을 권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 주식회사는 발행 회차별 투자자 수를 50인 미만으로 관리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각 순번별 DLS의 투자자 수를 합산하여 50인 이상이라고 판단했고, A 주식회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9억 1,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하겠다고 통지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금융위원회의 '수사기관 통보조치'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A 주식회사가 다른 회사가 발행한 DLS를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하도록 권유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주선인'으로서 '모집'에 해당하는지 여부.
3. A 주식회사가 발행한 DLS의 투자자 수를 산정할 때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간접적인 증권 취득까지 '모집'으로 보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금융위원회의 '수사기관 통보조치'는 수사 단서 제공에 불과하며 A 주식회사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해당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2. A 주식회사가 특정금전신탁의 수탁자로서 투자자들에게 신탁계약 체결을 권유한 행위는 '증권 취득의 청약을 권유하는 행위'로 보기 어려우므로 자본시장법상 '주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권을 취득하는 경우까지 자본시장법상 '모집'에 포함하는 것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법규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4. 결론적으로, A 주식회사가 '주선인'임을 전제로 한 과징금 부과 부분과 A 주식회사가 발행인으로서 투자자 수가 50인 미만인 DLS에 대한 과징금 부과 부분 모두 위법하다고 보아 9억 1,900만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금융위원회가 A 주식회사에 부과한 과징금 처분이 법령의 확대 해석 및 유추 해석에 근거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했습니다. 이는 침익적 행정처분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다만, 수사기관 통보조치 취소 청구는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처분)​
  •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수사기관 통보조치는 단순히 수사 단서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여 원고의 권리나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통보조치는 행정소송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9조 제7항 (모집), 제13항 (주선인), 시행령 제2조 제2호 (청약의 권유)​
  • 자본시장법은 '모집'을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을 권유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주선인'을 발행인 등을 위하여 증권의 모집 등을 하는 자로 정의합니다. '청약의 권유'는 증권 취득을 유도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법원은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DLS를 취득하는 주체는 수탁자인 원고(A 주식회사)이고 투자자는 수익권만을 취득하므로, 신탁계약 체결 권유를 '투자자에게 증권 취득을 하게 하기 위한 증권 취득의 청약 권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자본시장법상 주선인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신탁법 제2조, 제31조 및 자본시장법 제9조 제24항, 시행령 제103조 제1호 (신탁재산의 소유권 및 특정금전신탁)​
  • 신탁법상 신탁재산은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의 소유가 되며,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 주체로서 관리 및 처분 권한을 가집니다. 자본시장법은 위탁자가 금전의 운영 방법을 지정하는 '특정금전신탁'을 허용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신탁의 법률적 특성을 들어,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증권의 간접 취득을 직접적인 증권 취득과 동일하게 보아 주선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법령의 지나친 확대 해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자본시장법 제429조 제1항 제2호 (과징금 부과 근거)​
  • 이 조항은 증권신고서 미제출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주선인이 아니며, 원고가 발행한 DLS의 투자자 수도 50인 미만이어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조항에 따른 과징금 부과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침익적 행정처분)​
  •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처분(침익적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규는 명확해야 하며,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증권의 간접 취득을 자본시장법상 '모집'에 포함하거나, 신탁회사를 '주선인'으로 인정하는 것이 이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법령 해석의 엄격성: 행정기관의 제재를 받게 되는 침익적 처분(불이익을 주는 처분)의 경우, 관련 법규정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매우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해당 법규정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행정기관의 해석이 법령을 확대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2. '모집' 및 '주선인'의 개념: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증권의 취득 권유가 자본시장법상 '모집' 또는 '주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중요합니다. 직접적인 증권 취득 권유와 신탁을 통한 간접적인 증권 취득 권유 사이에는 법률상 차이가 있으므로, 법적 정의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3. 행정소송의 대상: 행정기관의 모든 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행위가 국민의 권리 의무에 직접적인 법적 변동을 일으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단순한 수사 단서 제공이나 내부 통보와 같은 행위는 보통 '처분'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4. 신탁 제도의 이해: 신탁법에 따르면 신탁재산은 수탁자(이 사례의 A 주식회사)의 소유가 되므로, 투자자는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증권의 수익권을 취득할 뿐 증권 자체를 직접 취득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법률관계의 차이가 규제 적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금융 감독기관의 보도자료나 고시 등은 법령 해석의 변화나 새로운 규제 도입의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법령 개정을 통해 명확한 규제 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