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운송 지입차주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인정 판결

이 사건은 유류 운송을 하던 지입차주가 업무 중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이미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했었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는 자신이 사업주의 강요로 적용 제외 신청을 했으므로 효력이 없고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소급 적용되어야 하며 자신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적용 제외 신청서가 본인의 의사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개정된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으며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C의 지입차주로 탱크로리 차량을 운행하며 유류 등을 운송한 사람
• 피고 근로복지공단: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불승인한 기관
• 주식회사 C: 원고가 지입차주로서 유류 운송 업무를 수행한 회사
• D: 원고의 배우자로, C과 수송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연대보증한 명의인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1년부터 주식회사 C의 지입차주로 탱크로리 차량을 운행하며 유류 운송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20년 12월 7일 심부 내뇌출혈 및 뇌실 내출혈 진단을 받은 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2020년 9월 7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여 산재보험 적용 제외 상태였으므로 요양급여를 승인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원고는 이 적용 제외 신청이 사업주의 강요에 의해 이루어졌고 효력이 없으며 자신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산재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제출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효력 유무,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이 사건 상병 발생 시점에 소급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효력: 원고가 자필로 본인의 의사에 따라 신청서를 작성했다고 기재했고 당시 C에서 근무한 화물차주 중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주 측에서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를 박탈할 정도로 강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개정 산재보험법의 소급 적용 여부: 원고의 상병 진단일은 2020년 12월 7일로 개정 산재보험법 시행일인 2021년 7월 1일 이전입니다. 개정 산재보험법은 종전 규정에 따라 적용 제외 중인 사람이 새로운 적용 제외 사유로 적용 제외를 원하는 경우 새로이 신청해야 한다고 정할 뿐 개정법 시행 전에 이미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상병 진단일 당시에 원고가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 원고가 C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차량의 실질적 소유 및 관리 비용 부담, 사업자 등록, 업무 수행에 대한 자율성, 보수의 성격이 운송용역 수행 대가에 해당하는 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나 취업규칙 적용이 없었던 점, 다른 회사의 물류 수송 가능성, 제3자를 고용하여 운송 업무를 대신하게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결론

따라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원고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하여 산재보험 적용 제외된 상태에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했으므로 요양급여를 받을 수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보험법)​:

   •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 및 적용 제외 제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일반 근로자뿐만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도 산재보험을 적용하지만 일정한 요건 하에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20년 9월 7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이 신청이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 개정 산재보험법 (2021. 1. 5. 법률 제17865호) 제125조 제4항 및 부칙: 개정된 법률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부상 질병 등 특정 사유로 1개월 이상 휴업하는 경우 등에 적용 제외를 신청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요건을 두었습니다. 또한 부칙에서 이 개정 규정이 종전 규정에 따라 적용 제외 중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도 적용되지만 새로운 적용 제외 사유로 적용 제외를 원하는 경우 새로이 신청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법원은 이 개정법이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므로 원고의 상병 진단일인 2020년 12월 7일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개정법 시행 전 발생한 재해에 대해 별도로 소급 적용 규정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관계의 내용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주요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 근무 시간과 장소를 사용자가 지정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는지
   •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기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지
   •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아니면 업무 수행에 따른 이윤 창출과 손실 발생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것인지
   •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험 가입 여부,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 여부 등.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차량의 소유 및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업무 수행에 자율성이 있었으며 보수가 운송용역의 대가에 해당하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지입차주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달리 산재보험 적용에서 예외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계약 체결이나 문서 작성 시 신중해야 합니다.

1.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제출 시 신중: 사업주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요구하더라도 자신의 업무상 재해 보호를 위해 해당 신청서를 제출할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만약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강요에 의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상황이라면 추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예를 들어 강요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 통화 녹음 메시지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근로자성 판단 기준 이해: 자신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아니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보호 범위가 달라집니다. 근로자성 판단은 사업주로부터 업무 지휘 감독을 받는지 근무 시간과 장소가 구속되는지 보수가 근로의 대가인지 독자적인 영업을 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신의 근로 형태를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3. 법령 개정 시 적용 시점 확인: 법령이 개정되는 경우 그 법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그리고 기존에 발생한 사안에 소급 적용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법의 부칙 조항은 이러한 적용 시점과 방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