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중국 국적의 조선족 원고 A는 대한민국에 밀입국하여 불법 체류 중 살인 미수 등 중대 범죄를 저질러 강제퇴거 및 입국금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후 가짜 여권으로 재차 불법 입국하여 약 5년간 체류하다 출국한 이력이 있습니다. 원고는 재외동포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과거 불법 체류 및 법률 위반 사실을 이유로 거부당하자,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1998년 3월 12일경 'B'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 밀입국하여 불법 체류하던 중, 2000년 1월 1일경 친구 3명과 식칼 4개를 구입하여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5월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 5월 29일 형사판결 확정 및 불법 체류 사실 등으로 강제퇴거 및 입국금지 결정을 받고 같은 해 6월 2일 대한민국에서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2004년 8월 18일 'C' 명의의 가짜 여권으로 다시 대한민국에 불법 입국하여 외국인 등록을 하고 여러 차례 입·출국하며 약 5년간 거주하다 2009년 7월 10일 출국했습니다. 2016년 7월 15일 'A'이라는 이름으로 사증 발급을 신청했으나 과거 입국금지된 'B'과 동일인임이 밝혀져 불허되었고, 'A'에 대해서도 입국금지 조치가 요청되었습니다. 원고는 2020년 12월 31일 피고인 주 선양 대한민국 총영사에게 방문취업(H-2) 체류자격의 사증 발급을 재차 신청했으나, 2021년 1월 18일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에 해당하며, 과거 대한민국 체류 중 대한민국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사증 발급이 불허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 A에게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원고적격)’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의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과거에 식칼로 상해를 가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밀입국 및 가짜 여권을 이용한 불법 입국과 장기 불법 체류로 대한민국의 출입국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한 점을 중대하게 보았습니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은 원고 자신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이며, 엄격한 출입국 관리행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주장하는 가족 결합권 등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 없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항고소송의 대상적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은 어떤 거부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하려면, 신청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 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변동을 일으키며, 신청인에게 그 행위 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재외동포법에 따라 외국국적동포에게 재외동포사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법규상 신청권이 인정되어 대상적격이 인정되었습니다. 둘째, 원고적격(행정소송법 제12조)은 행정처분 취소소송에서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경우에 인정됩니다. 원고 A는 사증 발급에 관한 법규상 신청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므로, 그 취소를 구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 원고적격이 인정되었습니다. 셋째, 출입국관리법 제11조는 법무부장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등에게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외국인의 입국에 관한 사항은 국가의 주권과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법무부장관에게 비교적 폭넓은 재량이 인정됩니다. 넷째, 재량권의 일탈·남용 금지 원칙(행정소송법 제27조)에 따라 행정청의 재량 행위는 그 한계를 넘어서거나 남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원고 A의 중대한 범죄 이력, 위조 여권 사용 및 불법 재입국 등 출입국 질서 교란 행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남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출입국 행정의 엄격한 관리를 통한 공익이 원고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은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법적 지위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하며, 재외동포의 정의와 외국국적동포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음을 규정하여 외국국적동포에게 사증 발급 신청권을 부여하는 근거가 됩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과거 불법 체류, 특히 위조 여권 사용을 통한 재입국이나 중대 범죄 기록은 대한민국 사증 발급 및 입국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기록들은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이 아니며, 국가의 엄격한 판단 대상이 됩니다. 둘째, 외국인의 입국 허용 여부는 국가의 주권적 판단 사항이며, 법무부장관(및 재외공관장)에게는 넓은 재량이 부여됩니다. 출입국 질서 유지, 공공의 안전, 사회 질서 유지와 같은 공익적 가치가 개인의 가족 결합권이나 부모 부양 등의 사유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셋째, 재외동포법에 따라 외국국적동포에게 사증 발급 신청권이 인정되지만, 이는 신청권일 뿐 사증 발급 자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중대한 불법 행위가 있다면 재외동포라 하더라도 입국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넷째, 출입국관리법 제11조는 입국 금지 사유를 다양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에 대한 5년의 기간 제한은 해당 조항에만 적용될 뿐,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염려가 있는 사람'과 같은 다른 중대한 입국 금지 사유에는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