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생산자와 중도매인이 서울시 D시장의 관리업무를 위임받은 C공사가 총각무를 박스로 포장하여 출하하도록 하고 박스 미포장 총각무의 수탁을 거부하도록 한 지시가 위법하고 무효라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들은 이 지시가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있으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지시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 단순한 정책 통지이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각하했습니다.
C공사는 2017년 8월, D시장 청과부류 거래품목 중 '총각무'를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따른 표준규격으로 출하해야 하는 품목으로 지정 고시했습니다. 이후 2017년 12월, C공사는 도매시장법인들에게 2018년 1월 1일부터 총각무를 박스로 포장하여 하차 거래하도록 시행하며 비규격품(박스 미포장)은 수탁 거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고 관련 회의를 개최하여 중도매인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원고들(생산자 A, 중도매인 B)은 이 지시가 자신들에게 통지된 것으로 보고, 총각무 박스 포장 의무화 및 비규격품 수탁 거부 지시가 ▲문서에 의한 통지가 없어 행정절차법 위반, ▲총각무의 선도 유지 방해, 유통 및 운반비 증가로 인한 소비자 부담 가중, 판매량 감소, 환경오염 우려 등의 실체적 하자, ▲농산물 표준규격 고시상 총각무의 포장방법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는데도 박스 미포장을 이유로 수탁을 거부하는 것은 위법, ▲다른 채소(쪽파, 양배추 등)와 달리 총각무에만 박스 포장을 지시하는 것은 평등원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 등의 이유로 위법하고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피고들(C공사, 서울특별시장)은 해당 지시가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총각무 박스 포장 의무화 및 비규격품 수탁 거부 지시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원고들에게 해당 지시의 취소 또는 변경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지시를 법률상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정처분이 아닌 단순한 정책 통지로 보았으며, 원고들에게 이를 변경 요구할 신청권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총각무 박스 포장 하차거래 시행 업무지시 및 비규격 출하 총각무 수탁거부 지시의 무효 확인)와 예비적 청구(각 업무지시 취소신청 거부처분의 취소)에 관한 소를 모두 각하했습니다. 이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본안 판단 없이 소송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은 C공사의 총각무 박스 포장 의무화 지시를 특정인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처분'이 아닌, 이미 고시된 표준규격 출하품 지정에 따른 정책 내용을 통지한 '단순한 관념의 통지'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의 변경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원고들에게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소송 요건 미비로 각하했습니다.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및 제3조 제1호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 정의): 행정소송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는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C공사의 총각무 박스 포장 의무화 및 수탁 거부 지시가 이미 고시된 표준규격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를 단순 통지한 것이므로,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를 직접 변동시키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단순한 사실 또는 관념의 통지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업안정법) 제20조 (도매시장 개설자의 의무) 및 제21조 (시장관리자의 업무): 농업안정법은 도매시장 개설자가 시설 개선, 규격화, 포장 개선 등의 사항을 이행하고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시장관리자는 이러한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C공사는 이러한 권한을 위임받아 총각무에 대한 박스 포장 정책을 수립하고 고시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총각무를 표준규격품으로서 박스 포장하여 거래해야 하는 의무가 C공사의 '정책 내용'과 '이 사건 고시'에 의해 발생한 것이지, 개별적인 '업무지시'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제5조 제1항 (농수산물 표준규격): 이 법은 농수산물의 상품성 향상, 유통 능률 증진, 공정한 거래 실현을 위해 농수산물의 포장규격 및 등급규격(표준규격)을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이 고시하는 농산물 표준규격에는 거래단위, 포장치수, 포장방법 등이 상세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C공사는 이 법률에 근거하여 총각무를 표준규격 출하품으로 지정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법률과 고시에 의해 이미 총각무의 표준규격 출하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았습니다.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의 인정 요건 (신청권): 국민의 신청에 대한 행정청의 거부 행위가 항고소송 대상이 되려면,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변동을 일으켜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에게 그 행위 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농업안정법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개인에게 시장 관리자의 정책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신청권이 없다고 보았으며, 공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 또한 각하했습니다.
행정기관의 특정 행위에 대해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에 해당해야 합니다. 단순히 정책 내용을 알리거나 일반적인 지침을 전달하는 행위는 행정처분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장 개설자나 관리자가 농수산물 품질관리 등과 관련하여 표준 규격을 고시하고, 이에 따라 유통인들이 특정 의무를 지게 되었다면, 그 이후에 발송되는 구체적인 '시행 지시'나 '공문'은 이미 발생한 의무를 단순 통지하는 것에 불과하여 별도의 행정처분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려면 신청인이 해당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법률의 일반 원칙상)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거나, 공익적 판단이 필요한 정책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개인의 신청권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행정기관의 행위가 행정처분으로 인정된다면, 그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정해진 제소기간(대개 90일)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불가쟁력이 발생하여 다툴 수 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