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연차수당 청구 사건

이 사건은 전직 직원 A와 B가 자신들이 근무했던 회사 C를 상대로 받지 못한 연차수당, 퇴직금 및 일부 임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회사 C는 A와 B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임원이라고 주장하며 지급 의무를 부인하고, 이들이 회사의 자금을 횡령했다며 손해배상 채권으로 상계하려 했습니다. 법원은 A와 B를 근로자로 인정하고, 회사는 미지급된 연차수당과 퇴직연금 부담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5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회사 C 서울사무소에서 회계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한 전 직원
• 원고 B: 2009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회사 C 서울사무소에서 대표이사 개인 비서 업무를 수행한 전 직원
• 피고 유한회사 C: 일반화물 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분쟁 상황

이 사건은 회사에서 임원 직함을 달고 근무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했던 두 사람이 퇴직 후 미지급된 임금, 연차수당, 퇴직금을 받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발생했습니다. 회사는 이들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하고, 심지어 이들이 회사 돈을 횡령했다는 주장을 펴며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근로자성과 관련된 이견, 퇴직금 및 연차수당 산정의 복잡성, 그리고 임금 채권에 대한 상계 주장이 복합적으로 얽힌 분쟁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 A과 B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원고 A과 B의 정확한 근로기간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여부
3.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4.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특히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전후 기간에 대한 산정 방식)
5. 피고 회사가 원고 A에게 2019년 9월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6.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원고들의 횡령 금액으로 임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원고들은 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은 형식적 직함의 임원이었고, 실제로는 대표이사 D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원고들의 근로기간 확정: 원고 A의 근로 시작일은 2015년 4월 15일로, 원고 B의 근로 시작일은 피고 회사 설립일인 2009년 1월 30일로 인정했습니다. 원고 B이 피고 설립 전에 D의 개인비서로 근무한 기간은 피고 회사와의 근로관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미사용 연차수당 지급 의무 인정: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며, 피고 회사가 이들에게 관리·감독직 근로자로서 자유재량권이 있었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원고들의 가압류 신청으로 인해 시효가 중단되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원고 A에게 13,580,973원, 원고 B에게 22,531,792원의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4. 퇴직금 지급 의무 인정: 피고 회사는 2018년 1월 31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으나, 가입 전 기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산정 방식에 따라, 가입 후 기간에 대해서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액을 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에게 30,370,952원, 원고 B에게 134,846,558원의 미지급 퇴직금 및 미납입 퇴직연금 부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 원고 A의 2019년 9월분 임금은 이미 지급된 것으로 판단: 피고 회사의 급여대장과 임금 지급 내역을 통해 원고 A의 2019년 9월분 임금 9,034,560원이 2019년 9월 25일에 이미 지급되었다고 보아, 이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6. 상계 주장 기각: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원고들의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은 임금 초과 지급에 해당하지 않고, 임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며, 상계권 행사의 시기 또한 원고들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 회사는 원고 A에게 42,595,612원, 원고 B에게 157,378,35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 중 상당 부분을 인정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연차수당과 퇴직연금 관련 금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으며,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과 피고가 50%씩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합니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업무 지휘·감독 여부,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여부, 비품·원자재 소유 여부, 이윤 창출 및 손실 위험 부담 여부, 보수의 근로 대가성, 기본급·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전속성 유무 등 여러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 사례 적용: 원고들이 형식적으로 '이사' 직함을 가졌으나 실제로는 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며 피고 회사의 서울사무소로 출퇴근하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자로 인정되었습니다.

2. 연차유급휴가 및 수당 (근로기준법 제60조, 제63조 제4호)​

• 법리: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 이를 사용하지 못하면 연차휴가수당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관리·감독직 근로자는 연차유급휴가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원고들이 근로자임이 인정되었고,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합니다. 피고 회사는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했음을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3. 퇴직금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부담금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8조)​

•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가 설정된 사업장에서는 사용자가 가입기간 동안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입해야 합니다. 만약 이 부담금이 미치지 못할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그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피고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으므로, 가입 전 기간은 평균임금에 기반한 퇴직금을, 가입 후 기간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에 미달한 부담금 차액을 산정하여 지급하도록 하였습니다.

4. 임금 전액 지급 원칙 및 상계 제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 법리: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예: 손해배상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계산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와 같이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상계가 허용될 수 있습니다.
• 사례 적용: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원고들의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은 임금 초과 지급에 해당하지 않고, 임금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며, 상계 시점과 금액이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아 피고 회사의 상계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근로계약의 실질 확인: '이사'와 같은 임원 직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 근무 형태가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장소에 구속되고,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스스로 소유하지 않으며, 보수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근로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업무 내용과 근로 관계의 종속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근무 기록 및 증거 확보: 근로기간,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내용, 급여 명세서, 연차 사용 내역 등 근로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꼼꼼히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미지급 임금, 연차수당,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됩니다.
3. 퇴직연금 제도 이해: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다면, 회사가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제대로 납입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미달하게 납입되었다면 그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제도 도입 전 기간에 대해서는 일반 퇴직금 제도가 적용되므로, 이 기간에 대한 퇴직금도 산정하여 청구해야 합니다.
4. 임금채권의 소멸시효와 중단: 임금채권, 퇴직금채권 등은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 발송, 가압류 신청, 소송 제기 등을 통해 시효를 중단시키거나 연장할 수 있습니다.
5. 임금채권에 대한 상계의 원칙: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에 대해 다른 채권(예: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 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할 우려가 없는 특별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부당이득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채권은 임금 초과 지급과는 다른 성격이므로 상계가 더욱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