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인한 다중 직업 소득자의 손해배상 인정 범위 판결

이 판결은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 절단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피해자가 가해자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특히 피해자가 사고 당시 아파트 전기실 관리 업무와 개별 화물 운수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가지 직업에서 발생한 소득을 합산하여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얻지 못하게 된 수입)을 산정하는 기준과 방식, 그리고 다양한 신체 부위의 후유장해에 대한 노동능력상실률 및 위자료 인정 범위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보다 높은 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인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교통사고 피해자 (지역난방설비관리사,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 보유, 아파트 전기실 관리과장 겸 개별 화물 운수업 종사자)
• 피고 B연합회: 원고의 교통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 주체

분쟁 상황

원고 A는 지역난방설비관리사 및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10년 10월 4일부터 아파트 전기실 관리과장으로 근무하며 월 2,735,440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또한 2017년 6월 27일부터는 개별 화물 운수업에도 종사하며 6개월간 1,005,244원의 소득을 신고했습니다. 원고는 2018년 1월 12일 교통사고를 당하여 좌측 하지 슬관전하 절단술을 받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이로 인해 더 이상 화물 운수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어 2018년 2월 12일 폐업했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 아파트 전기실 관리과장 급여에 화물차 운전기사의 월 통계소득 3,491,576원을 더한 월 6,227,016원을 기초 소득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두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고 화물 운수업 소득이 낮으므로 각 업종의 수입 상실액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두 업무를 동시에 수행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화물 운수업의 실제 소득은 신고된 월 167,540원(1,005,244원 ÷ 6개월)으로 보았고, 원고가 주장하는 통계소득만큼의 수입을 얻거나 장차 얻을 수 있으리라는 특단의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일실수입 산정 기초 소득을 두 소득을 합산한 월 2,902,980원(2,735,440원 + 167,540원)으로 인정했으며, 2019년 9월 1일부터는 도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 상당액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좌측 하퇴부 절단(40%), 슬관절 운동 제한(12%), 우측 및 좌측 수부 골절(각 4%, 8.1%) 외에 외모의 현저한 추상으로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따라 60%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나이, 성별, 직업 등을 고려하여 20%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장해를 고려하여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고, 기왕치료비, 향후 성형수술비 및 의족 교체 비용, 기왕 개호비 등을 계산하여 최종 손해배상액을 확정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중 직업 소득의 인정 범위: 피해자가 아파트 전기실 관리 업무와 개별 화물 운수업을 동시에 수행했을 때, 이 두 가지 소득을 합산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각 소득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2.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산정: 좌측 하퇴부 절단, 슬관절 운동 범위 제한, 우측 및 좌측 수부 골절 등 여러 부위에 발생한 영구적인 후유장해에 대한 노동능력상실률을 어떻게 평가하고 합산할 것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3. 성형외과적 장해 및 위자료: 외모에 남은 현저한 추상(흉터 등)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률 인정 여부와 그 범위, 그리고 사고 경위, 상해 정도, 치료 내역 등을 고려한 위자료 액수 산정이 논의되었습니다.
4. 향후 치료비 및 보조구 비용: 의족 교체 비용, 반흔 성형술 비용 등 장래 발생할 치료 및 보조구 비용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8,613,52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총 손해배상액은 288,613,528원(재산상 손해 190,428,934원 + 위자료 98,184,594원)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사고일인 2018년 1월 12일부터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0년 2월 5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이 법원에서 추가 인정된 금액에 대해서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0년 12월 18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총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교통사고 피해자가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경우, 그 소득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해야 함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각 업무가 독립적이고 양립 가능하다면 각각의 수입 손실액을 합산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고, 실제 소득이 통계 소득보다 낮은 경우 실제 소득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신체 감정 결과와 더불어 외모에 남은 장해에 대한 노동능력상실률을 법원의 재량으로 인정하여 피해 보상의 폭을 넓혔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기본 원칙입니다.
2. 일실수입 산정 원칙 (대법원 판례)​:
   • 다중 직업 소득의 합산: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사고 당시 두 가지 이상의 수입원에 해당하는 업무에 동시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 각 업무의 성격이나 근무 형태 등에 비추어 그들 업무가 서로 독립적이어서 양립 가능한 것이고, 실제로 피해자가 어느 한쪽 업무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 한하여 피해자의 일실이익을 산정할 때 각 업종의 수입 상실액을 개별적으로 평가하여 합산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다62114 판결).
   • 실제 소득 우선 원칙: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던 피해자의 일실수입 손해액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에 따라 피해자가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었던 수입금액을 확정하여 이를 기초로 산정해야 합니다.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 등의 통계소득이 실제 수입보다 높다면,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던 수입보다 높은 통계소득만큼의 수입을 장차 얻을 수 있으리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통계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3다39927 판결).
3. 노동능력상실률 평가: 이 사건에서는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를 기준으로 정형외과적 장해를 평가하였고, 외모 추상에 대해서는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2'의 기준도 참고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원고의 나이, 성별, 직업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노동능력상실률을 인정했습니다.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는 신체 각 부위의 장해 정도에 따라 노동능력상실률을 정한 기준표입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 소송이 제기된 때부터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연 12%로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민법상 이율(연 5%)을 적용합니다.
5.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항소심이 제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다는 절차적 규정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교통사고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중 직업 소득 증빙의 중요성: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 각 직업에서의 소득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급여 명세서, 사업 소득 신고 내역, 세금 관련 자료 등)로 철저히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은 실제 얻고 있던 수입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통계소득을 적용받으려면 특단의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2. 노동능력상실률 평가: 신체 감정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받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여러 부위에 장해가 발생한 경우 각 장해를 합산하여 총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게 됩니다. 외모 추상 등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도 자세히 진술하고 의료 기록에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3. 향후 치료 및 보조구 비용 계획: 사고로 인해 의족, 보조기구 등 장기적인 비용이 예상되는 경우, 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내구연한, 교체 주기, 예상 비용 등)을 확보하여 향후 발생할 비용을 구체적으로 청구해야 합니다.
4. 개호비(간병비) 산정: 중상해로 인해 간병이 필요한 경우, 그 필요 기간과 정도를 의료 기록 등으로 명확히 증명해야 합니다. 입원 기간 중 중환자실 이용 등 특이 사항도 고려하여 간병인 필요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5. 사고 발생 직후부터의 철저한 기록: 사고 직후부터의 치료 내역, 입원 기간, 통원 치료 기록, 발생 비용 영수증 등 모든 자료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보관하는 것이 손해배상 청구 시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