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용역 수수료 사기 미수 사건

이 사건은 건설 사업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D의 상무이사 A, 주민대표위원장 B, ㈜G 대표이사 C이 공모하여 ㈜D에 15억 원 상당의 용역수수료를 요구하며 사기 미수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D이 이미 시공사 선정 기준을 충족하여 별도의 신용보강 없이도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로비와 노력으로 ㈜D이 선정되고 신용보강이 면제된 것처럼 꾸며 용역수수료를 받아내려 했다는 공소 사실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인들 간의 공모 및 기망의 고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D의 상무이사로, 회사 내부 보고를 통해 용역수수료 요구에 관여했다고 지목된 인물입니다.
• 피고인 B: 서울 서대문구 F사업의 발주자인 건축주 118명을 대표하는 주민대표위원장입니다.
• 피고인 C: ㈜G의 대표이사로, 시공사 물색 및 용역수수료 제안에 주요하게 관여했다고 지목된 인물입니다.
• 피해자 ㈜D: F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회사이며, 피고인들의 사기 행위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된 회사입니다.
• H조합: F사업의 수분양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고 시공사 선정 기준을 제시한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서울 서대문구에서 1,300억 원 규모의 지주공동사업(F 사업)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H조합은 시공사의 토건공사업 순위 100위 이내 또는 신용등급 BBB+ 이상 기준만 충족하면 신용보강 없이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을 허용하기로 협의했습니다. ㈜D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였음에도 불구하고, ㈜G 대표 C은 ㈜D 상무 A에게 ㈜D의 신용 보강 없이 대출 보증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며 총사업비의 2%인 26억 원을 용역수수료로 요구했습니다. 이후 A은 ㈜D이 자체 신용으로도 책임 준공 및 중도금 대출 보증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으나, B, C과 공모하여 ㈜D에 자신들의 역할로 인해 신용 보강이 면제되었다고 허위 보고하고 용역료 명목으로 현금 15억 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A, B, C이 ㈜D으로부터 용역수수료 15억 원을 편취하기로 공모하였는지 여부, 특히 피고인 A이 ㈜D이 별도의 신용보강 없이도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이 가능함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허위 보고를 통해 ㈜D을 기망하려 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 B과 C의 행위가 사기 미수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들은 무죄.

결론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피고인 B, C과 공모하여 ㈜D을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 A이 ㈜D 자체 신용으로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 B, C의 진술 신빙성도 낮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F사업의 시공사 선정 과정이 사실상 수의계약에 가까웠다는 피고인 A의 주장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B, C의 경우, 피고인 A을 통해 ㈜D을 기망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의 공소사실이 이들을 공모공동정범으로 전제하고 있으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선고)​: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의 사기 미수 혐의에 대한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판결 공시)​: 무죄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 공시의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요지를 공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3. 공모공동정범의 법리: 2인 이상이 함께 범죄를 저지르는 공범 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으며, 2인 이상이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성립합니다. 비록 전체의 모의 과정이 없더라도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 관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모 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며, 피고인이 공모 사실을 부인할 경우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 사실이나 정황 사실을 통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4. 사기죄의 기망 및 고의: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속이려는 의도(기망의 고의)를 가지고 거짓말을 하여, 그로 인해 피해자가 착오에 빠져 재산상 이득을 편취하려 했음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A이 회사에 보고한 내용이 허위라는 점과 그 허위성을 A이 명확히 인지했는지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사기죄의 핵심 요건인 기망의 고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큰 금액이 오가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주장을 맹신하기보다 관련 기관의 공식적인 기준, 규정 및 서류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여 사실 관계를 철저히 검증해야 합니다. 2.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오가는 모든 협의 내용, 정보, 자료는 상세하게 기록하고 보관하여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용역수수료 등 금전적 이득을 전제로 하는 제안에 대해서는 해당 제안 내용의 사실 여부와 그 필요성, 그리고 해당 서비스의 실제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4.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여러 부서나 담당자가 교차로 정보를 검증하고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입찰이나 계약 과정에서 특정인의 영향력 행사나 로비를 주장하는 경우, 해당 주장의 진위 여부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고,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즉시 중단하고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