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담낭염 수술 중 의료 과실로 인한 환자 사망 사건

망인이 급성 담낭염으로 피고 병원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던 중 의료진의 과실로 총담관이 손상되고 담즙이 누출되었으며, 이후 후속 조치가 지연되어 패혈증 쇼크로 사망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의료법인 E의 의료 과실을 인정하여 망인의 배우자 및 자녀들에게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망인 F의 배우자
• 원고 B, C, D: 사망한 망인 F의 자녀들
• 피고 의료법인 E: 망인 F이 수술을 받은 G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분쟁 상황

2018년 10월 19일 급성 담낭염으로 피고 병원에 입원한 망인 F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중 담낭과 총담관의 심한 유착으로 인해 총담관이 손상되었고, 봉합술에도 불구하고 담즙 누출이 지속되었습니다. 의료진은 담즙 누출 확인 후 이틀 이상 지난 2018년 10월 22일 ERCP(내시경적 역행 담췌관 조영술) 시행을 결정했으나, 필요한 인공관(Stent)이 없어서 같은 날 오후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했습니다. 망인은 전원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018년 10월 24일 패혈증 쇼크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은 피고 의료법인 E의 의료 과실로 망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의료진이 급성 담낭염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총담관을 손상시키고, 담즙 누출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지연시킨 것이 의료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여부와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의료법인 E에게 총 30,288,406원(원고 A에게 10,733,144원, 원고 B, C, D에게 각 6,155,429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이 금액에 대하여 2018년 10월 25일부터 2021년 5월 25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2/3, 피고가 1/3을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수술 과정 및 수술 후 조치상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망인의 수술 전 상태를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65%로 제한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는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인정된 손해배상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56조 제1항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떤 일을 시킨 자는 그 일을 하던 피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피고 의료법인 E가 G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의료진의 수술 및 후속 조치상 과실로 인해 발생한 망인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의료행위의 특성상 의료기관은 소속 의료진의 과실에 대해 광범위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2. 의료 과실 판단의 기준: 법원은 의료행위 당시의 의학 수준과 통상적인 의료인의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의료 과실을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➀ 담낭과 총담관 유착이 심한 상황에서 개복술로 전환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을 계속한 점, ➁ 총담관 손상 부위 봉합이 미진하여 담즙이 누출된 점, ➂ 담즙 누출 확인 후 ERCP 시행 결정 및 전원 조치가 지연된 점 등이 통상적인 의료인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인정되었습니다.
3. 책임 제한 (과실상계)​: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손해 발생에 대한 양 당사자의 기여도를 고려하여 배상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이 수술 전 이미 담낭 천공과 급성 담낭염으로 패혈증 발생 가능성이 높았던 상태였음을 고려하여, 피고 의료법인의 책임을 65%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환자의 기존 병력이 손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될 때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4. 위자료 산정: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는 위자료가 지급됩니다. 위자료 액수는 사망 경위, 가해자의 과실 정도, 피해자와 유족의 관계,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으로 결정됩니다.
5. 손해배상 지연이자: 피고가 손해배상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불법행위 발생일 또는 원고가 정한 날로부터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지연이자(법정이율)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이율을 적용한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수술 전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하고, 특히 염증이나 유착이 심한 경우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2. 복강경 수술 중 심한 유착이 확인되어 담관 손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개복술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더 섬세하고 안전한 조작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수술 후 담즙 누출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원인을 파악하고 ERCP 등 필요한 후속 의료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4. 의료기관은 응급 상황이나 특수 시술에 필요한 장비 및 인공관(Stent) 등을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여, 환자 치료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5. 의료장비 미비로 환자 전원이 필요한 경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전원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6. 환자 측은 의료 기록을 통해 의료진의 조치 내용과 환자의 경과를 상세히 확인하고,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