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원고(주식회사 A)가 카지노업을 하는 피고(주식회사 B)를 상대로 인사/급여/경영평가 시스템 구축 미지급 용역비 약 14억 원을 청구하고, 피고는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계약 해제에 따른 선급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 약 12억 9천만 원을 반소로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가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했고, 동시에 피고의 반소 청구 또한 시스템 미완성이 원고의 고의나 과실 때문이라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16년 9월 21일 피고 주식회사 B와 약 26억 원 규모의 인사/급여/경영평가 시스템 재구축 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17년 10월 20일까지였습니다. 원고는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미지급 용역대금 1,404,099,800원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가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했거나 계약을 이행 지체했다며, 계약 해제에 따른 기지급 대금 1,192,900,200원과 지체상금 일부 1억 원을 포함한 총 1,292,900,200원을 원고에게 반환하라고 반소 청구했습니다.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는 여러 차례 감리와 테스트가 진행되었고, 결함 발견 및 수정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017년 8월, 시스템 가동 개시일이 연기되고 원고가 시스템을 가동하지 못할 경우 계약 해제를 검토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17년 10월 24일 인력을 철수시켰고, 피고는 같은 해 12월 7일 원고에게 계약 해제 통보를 했습니다. 이 사건 시스템을 감리한 기관 또한 2017년 7월경 시스템의 품질이 상용화할 정도의 완성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회신했습니다.
원고가 계약에 따라 인사/급여/경영평가 시스템을 완성했는지 여부 및 원고의 시스템 미완성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먼저 원고가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의 핵심인 인사/급여 부분과 경영평가 부분의 연계 기능이 완성되지 않았고, 시스템이 검수 요청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객관적인 증거도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가 스스로 정한 공정률이 곧바로 기성고 비율(완성된 부분에 대한 대금 비율)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용역비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한편 법원은 피고의 반소 청구에 대해서도, 시스템 미완성이 원고의 고의나 과실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스템 구축 과정은 피고의 요구에 따라 수정·보완되는 형태였고, 피고 역시 데이터 이관, 인력 투입 등 시스템 완성을 위해 협력할 의무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원고가 상당 기간 시스템 수정·보완을 계속했고, 미완성이나 결함의 원인이 전적으로 원고의 잘못 때문이라고 볼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의 선급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또한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시스템 미지급 용역비 청구와 피고의 선급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도급계약(수급인이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도급인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의 성격을 가집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제작물공급계약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에서 수급인(원고)이 보수를 청구하려면 '일의 완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일의 완성'은 단순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종료되었다는 점을 넘어, 목적물의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한편 도급인이 계약 해제를 주장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수급인의 '이행지체'나 '채무불이행'을 주장해야 합니다. 이때 일반적으로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은 수급인의 '고의' 또는 '과실'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또한, 시스템 개발과 같이 양 당사자의 협력이 필수적인 계약에서는 상호 간 '협력의무'가 발생하며, 한쪽 당사자의 협력 의무 불이행은 다른 당사자의 채무불이행 책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와 같이 복잡하고 장기적인 계약의 경우,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 사항들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첫째, 계약서에 시스템의 '완성' 기준과 '검수' 절차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시스템이 완성된 것으로 보며, 언제 검수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할지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둘째, 프로젝트 진행 중 발생하는 모든 이슈, 요구사항 변경, 수정·보완 내용, 회의록 등 관련 의사소통 및 진행 상황을 철저히 문서화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양 당사자(개발사, 발주사)의 역할과 협력 의무를 명확히 정의하고, 각자의 책임 범위와 기여 정도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특히 데이터 이관, 자료 제공, 인력 투입 등 발주사의 협력 의무 이행 여부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넷째,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 시에는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이행 지체 또는 계약 불이행임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시스템이 미완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상대방의 귀책사유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