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원고 A씨가 피고 B 성형외과 의사로부터 미용 목적의 양악 수술을 받은 후 감각 이상 등 후유증이 발생했다며 수술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진료기록 사후 작성 등의 이유로 6천7백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수술 직후부터 감각 이상 증상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교통사고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신경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원고 A씨는 2014년 12월 20일 피고 B 의사에게 미용 목적의 양쪽 광대 축소술, 사각턱 절제술, 아래턱 전진술(이 사건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2016년 6월 27일 C병원에서 '피부의 지각이상' 추정 진단을 받았고, 신체감정 결과 악관절 소리, 아래턱 부분 피부감각 소실, 양쪽 광대 떨림, 우측 턱관절 소리, 개구제한, 저작 시 통증, 양측 이부 감각 저하 등의 자각적 및 타각적 증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수술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진료기록 사후 작성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의 수술상 과실로 원고에게 감각 저하 등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피고가 수술 전 후유증 및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피고가 진료기록부를 사후에 작성하여 의료법을 위반했고 이로 인해 원고의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수술 직후부터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2015년 10월 발생한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신경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수술상 과실을 추정할 수 없으며, 설명의무 위반이나 의료법 위반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민법 제750조): 타인에게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하여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수술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의료법 위반 행위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의 과실 및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 과실 및 인과관계 입증 책임: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띠므로, 일반인이 의사의 과실이나 그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에 따르면,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수술 직후부터 감각 저하 증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고, 교통사고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신경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현재의 감각이상만으로 피고의 수술상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의료행위의 내용, 발생 가능한 후유증 및 부작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교통사고 이전부터 감각이상 증상이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아, 현재의 후유 장애가 이 사건 수술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자기결정권 침해 또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작성): 의료법은 의료인이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 환자의 진료 기록을 남기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권리 보호 및 의료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원고는 피고가 진료기록을 사후에 작성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주장하는 손해와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의료행위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증상 발생 시점과 경과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관련 의료기록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수술 후 발생한 증상이 다른 외부 요인(예: 사고, 다른 질병)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외부 요인이 개입했을 경우 의료 과실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감정 결과나 다른 병원의 진단서 등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후유 장애와 의료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소송에서 과실 및 인과관계 입증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의료 기록, 영상 자료, 감정 결과 등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수술 전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의 내용, 발생 가능한 부작용, 후유증 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며, 설명을 듣지 못했거나 미흡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