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매매 후 인근에 경쟁 당구장 연 사건

원고는 피고 B, C으로부터 당구장을 영업양수하였으나, 피고 B은 이후 약 500m 떨어진 곳에 다른 당구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에게 경업금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경쟁 당구장 영업의 폐지 및 영업양도 금지, 그리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을 영업양도 계약으로 보았고, 피고 B과 C을 영업양도인으로 인정했으나, 피고 D는 영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B의 새로운 당구장 운영은 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어 해당 당구장의 영업 폐지 및 제3자에 대한 양도 금지를 명했으며, 의무 위반 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증거 부족으로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B, C으로부터 당구장 영업 일체를 인수한 사람입니다.
• 피고 B, C: 원고에게 H당구장 영업을 양도한 사람들로, 부자 관계입니다. 피고 B은 나중에 다른 당구장을 운영하여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피고 C은 계약서상 명의자로 영업양도인으로 인정되었으나, 경쟁 당구장 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 D: 피고 B의 배우자로, 계약금 송금 계좌 명의자였으나 당구장 운영이나 영업양도에는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아 경업금지 의무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6년 11월 18일 피고 B, C으로부터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H당구장'의 영업권 일체를 1억 2천만원(임대차보증금 7천만원, 권리금 5천만원에서 후에 4천4백만원으로 감액)에 양수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임차권에 관한 시설 및 영업권 일체를 양도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당구장을 인수한 후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기존 영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피고 B은 2017년 6월경, 원고가 인수한 당구장으로부터 약 500m 떨어진 곳에 'F'라는 상호의 당구장을 새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이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당구장 매매 계약이 단순히 시설물 양도가 아닌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 영업양도인으로서 '경업금지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는 누구인지, 피고 B이 인근에 연 당구장이 경업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동종 영업'인지, 그리고 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을 영업양도 계약으로 인정했습니다.

1. 피고 B, C은 2026년 11월 18일 24시까지 서울 은평구에서 스스로 또는 제3자를 통해 당구장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피고 B은 원고에게 위반일 1일당 100,000원의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피고 B은 서울 은평구 E 지상 건물 지하층에서 운영하는 'F' 당구장 영업을 폐지해야 하며, 이 영업을 제3자에게 양도해서는 안 됩니다.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피고 B은 원고에게 20,000,000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의 피고 B, C에 대한 나머지 청구(손해배상 등)와 피고 D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이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당구장 영업을 양도한 피고 B과 C에게 경업금지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고, 피고 B이 인근에 운영한 새로운 당구장의 영업 폐지 및 양도 금지를 명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한 매출 감소에 대한 손해배상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충분한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상법 제41조 제1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상법 제41조 제1항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 "영업을 양도한 경우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한다."

법원의 판단 요지

• 영업양도의 의미: 법원은 '영업'을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 기능적 재산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하며,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건 계약은 '임차권에 관한 시설 및 영업권 일체를 양도한다'고 명시했고, 원고가 기존 영업활동을 그대로 지속한 점 등을 고려하여 영업양도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영업양도인의 범위: 피고 B과 C이 계약서상 명의 및 실제 영업 운영에 깊이 관여한 점, 이전 사건에서 영업 주체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 B과 C 모두 영업의 주체로서 영업양도인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경업금지 의무 위반: 영업양도인이 영업을 양도하고도 동종 영업을 하면 양수인의 이익이 침해되므로 경업금지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동종 영업'은 영업의 내용, 규모, 방식,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양도된 영업과 경쟁관계가 발생할 수 있는 영업을 말합니다. 피고 B이 약 500m 떨어진 곳에 개설한 당구장은 이 사건 당구장과 동종 영업이며,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아 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기존에 있던 동종 영업을 양수하여 운영하는 경우도 경업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하여 영업을 창출한 경우, 그 의무 위반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영업을 폐지해야 하며,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참고 사항

1. 영업 양도 계약 시 '영업권'의 범위와 '경업금지 의무'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계약서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시설물만 양도하는 것인지, 기존 영업의 노하우, 고객 기반 등 무형의 자산까지 포함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2. 상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영업을 양도한 사람은 다른 약정이 없으면 10년간 동일하거나 인접한 지역에서 동종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 기간과 지역은 계약으로 다르게 정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3. 경업금지 의무는 양도인이 직접 동종 영업을 하는 것은 물론, 제3자 명의를 빌리거나 제3자를 내세워 실질적으로 양도인이 관여하는 동종 영업도 금지합니다.
4. 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매출 감소 등 실제 발생한 손해액과 그 손해가 경업금지 의무 위반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매출이 줄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손해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재산상 손해가 배상되면 회복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재산상 손해와 별도로 위자료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재산상 손해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특별한 정신적 고통이 있었고,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