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정맥주사 시술 후 손가락 괴사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

만 25개월 아동인 원고 A이 감기 및 고열로 피고 의료법인 J병원에 내원하여 정맥주사 치료를 받던 중, 좌측 손등에 시행된 정맥주사 부위의 혈류순환 장애로 인해 좌측 5수지 말단 부위의 변형 및 괴사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진료상 과실, 전원 등 사후조치 미흡 과실,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정맥주사 시술 과정에서 혈류순환 장애 발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해당 부위를 수시로 확인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악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진료상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 A의 체질적 소인 및 피고 병원의 사후 조치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에게 원고 A에게 11,501,456원, 원고 B, C에게 각 2,000,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2년생 아동으로, 피고 병원에서 정맥주사 시술을 받던 중 좌측 손가락 괴사 피해를 입은 당사자입니다.
• 원고 B, C: 원고 A의 부모로서, 원고 A의 법정대리인이며 피해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한 당사자들입니다.
• 피고 의료법인 I: J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으로, 소속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2014년 11월 11일 오전 8시 30분경, 만 25개월의 원고 A은 감기 증상과 고열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같은 날 오전 8시 45분경, 피고 병원 의료진은 원고 A의 좌측 손등에 정맥주사를 시행하기 위해 손바닥에 부목을 대고 압박붕대로 고정했습니다. 원고 A은 같은 날 입원하여 정맥주사를 통해 수액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습니다. 2014년 11월 13일 오후 6시 50분경, 수액이 잘 들어가지 않아 의료진이 정맥주사 삽입 부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좌측 4, 5수지 말단 부위의 피부색 변화(dark pigmentation)와 5수지 말단 부위의 피부 변형이 관찰되었습니다. 이후 당직 의사의 진찰 및 X-ray 검사, 정형외과 전문의의 협진이 이루어졌고, 혈액순환제 처방 등의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원고 A은 다음 날인 2014년 11월 14일 피고 병원에서 퇴원하여 K대학교병원 소아응급실로 전원하였고, 이후 소아성형외과에서 장기간 외래 진료를 받으며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2019년 11월 5일, K대학교병원 검사 결과 해당 부위의 연조직 괴사 및 손톱 변형, 뼈 길이 1mm 차이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원고 A은 2021년 5월 26일과 2022년 6월 3일 K대학교병원에서 연부조직 결손에 대한 복합조직 이식술을 시행받았으며, L대학교병원 및 K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의 의료 과실로 인해 원고 A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병원 의료진의 진료상 과실 여부: 정맥주사 시술 과정에서 혈류순환 장애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 해당 부위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2. 전원 등 적절한 사후조치 미흡 과실 여부: 병변 발견 후 상급병원 전원 조치가 늦어져 손해가 확대되었는지.
3. 설명의무 위반 여부: 정맥주사 시술 전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관찰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는지.
4.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여부: 의료 과실 외에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 등 다른 원인이 손해 발생에 기여했는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는 원고 A에게 11,501,456원, 원고 B, C에게 각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년 11월 13일부터 2022년 9월 29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3/4,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만 25개월 아동인 원고 A에게 정맥주사를 시행하면서 부목 및 압박붕대로 인한 혈류순환 장애 가능성을 예견하고 수시로 주사 부위를 확인해야 할 진료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좌측 5수지 말단 부위의 변형 및 괴사라는 악결과가 발생했음을 인정하여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원고 A의 연령과 증상에 비추어 정맥주사 처치가 불가피했던 점, 주사 부위 압박으로 인한 병변을 완전히 예방하기 어려운 점, 모든 환자에게 이러한 악결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원고 A의 체질적 소인 등의 원인이 경합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병변 발견 직후 적절한 진료 조치를 취한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했습니다. 전원 등 사후조치 미흡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정맥주사 시술 후 환아의 혈류순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진료상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체질적 소인과 병원의 사후 조치를 고려하여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원고 A은 재산상 손해액의 70%와 위자료 500만원을, 원고 B, C은 각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적용되거나 언급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인의 주의의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책임 관련): 의사는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환자의 구체적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다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주의의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인정되는 의료행위의 수준, 즉 통상의 의사에게 알려져 있고 시인되는 의학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대법원 2020다244511 판결 등 참조)
2. 의료과오로 인한 인과관계 증명책임 완화: 의료과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의료행위 과정에서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환자 측의 증명 부담을 완화합니다. (대법원 2017다203763 판결 등 참조)
3. 손해배상 책임의 제한 (과실상계):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피해자 측의 과실이나 체질적 소인 등 다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 공평의 원칙상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A의 체질적 소인과 피고 병원의 병변 발견 후 적절한 조치를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이 70%로 제한되었습니다.
4. 손해배상의 범위: 손해배상은 크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나뉩니다. 재산상 손해에는 사고로 인해 장래에 얻지 못하게 될 수입(일실수입), 치료비, 개호비(간병비) 등의 적극적 손해가 포함됩니다. 일실수입 산정 시에는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 사고 당시 연령, 가동 연한, 소득 등을 고려하며, 이 사건에서는 '2022년 상반기 보통인부 노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5. 지연손해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판결에 따라 지급해야 할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 채무자는 원금 외에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소송이 제기된 경우,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연 12%의 높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소아 환자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 어린 자녀가 정맥주사 등 의료 시술을 받을 때는 부모나 보호자가 주사 부위 또는 시술 부위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자신의 불편함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피부색 변화, 부기, 통증 호소(칭얼거림 등)와 같은 미묘한 징후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이상 징후 발생 시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확인 요청: 주사 부위 주변의 피부색이 어둡게 변하거나, 부어오르거나,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는 등 혈액순환 장애가 의심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철저한 확인 및 조치를 요청해야 합니다.
3. 의료진의 주기적인 확인 및 기록의 중요성: 의료기관은 정맥주사 시술 후, 특히 부목이나 압박붕대로 고정하여 관찰이 어려운 경우에는, 혈류순환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당 부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그 결과를 의료 기록에 충실히 남겨야 합니다. 이는 의료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4. 의료 기록 확보 및 검토: 의료 분쟁 발생 시, 환자의 진료 기록은 과실 여부 및 손해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의료 기록이 상세하고 정확하게 작성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 시 복사를 요청하여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책임 제한 가능성 고려: 의료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환자의 체질적 소인이나 특정 질병으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 등 의료 과실 외의 다른 요인이 손해 발생에 기여했다고 판단될 경우, 의료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제한(과실상계)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