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이 지하철 환승통로에서 피해자의 가슴을 움켜잡아 강제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피고인은 추행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외에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며, 피해자의 진술이 CCTV 영상 및 기타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22년 10월 9일 저녁 7시 19분경, 서울 은평구 B역 6호선에서 3호선으로 연결되는 환승 통로에서 피고인 A가 뛰어가던 피해자 C의 어깨에 부딪히며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1회 움켜잡아 강제로 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고인은 추행 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와 부딪힌 사실은 인정하나 가슴을 만진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과 부딪히는 순간 가슴을 만져졌고, 이후 뒤돌아 피고인을 향해 욕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CCTV 영상)와 모순될 경우, 그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은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 판결의 요지가 공시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당시의 CCTV 영상 내용과 일치하지 않고, 피해자의 이동 경로, 행동, 피고인과의 거리 등에 대한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거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강제추행을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1.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선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은 '피고인이 무죄인 때에는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검사가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하면, 설령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인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를 나타냅니다. 이 사건에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강제추행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2.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 판결의 공시): 형법 제58조 제2항은 '피고인에게 무죄의 선고를 하는 경우, 법원은 직권 또는 피고인의 청구에 의하여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억울하게 기소되어 무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사회적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3.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법리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4도7945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과 타당성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또한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신빙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였으나, CCTV 영상과 같은 객관적 증거와 모순되거나 일관성이 부족하여 그 신빙성이 부정되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지목한 특정 장소에서의 행동이나 피고인을 인지한 방식 등이 영상과 불일치하는 점, 인상착의 언급 여부, 진술 내용의 주요 부분에서의 일관성 부족 등이 신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성범죄와 같이 피해자 진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 예를 들어 CCTV 영상, 통화 기록 등과 배치될 경우 그 신빙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발생 직후 신속하게 관련 증거(CCTV 요청, 주변 목격자 확보 등)를 확보하고, 사건 상황에 대한 진술을 일관되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신뢰할 수 있어야 유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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