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 신주인수권 취득으로 인한 세금 부과 취소 판결

개인들이 특정 법인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신주인수권을 직접이 아닌 여러 단계를 거쳐 취득하여 이익을 얻었음에도, 세무 당국이 이를 '우회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개인들은 부과된 증여세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세무 당국의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특정 법인의 신주인수권을 취득한 후 증여세 부과 처분을 받은 개인들
• 피고들 (반포세무서장, 북대전세무서장):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 당국
• 이 사건 법인: 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
• G, H 등: 이 사건 사채를 최초 인수하여 원고들에게 신주인수권을 양도한 당사자들로, 세무 당국이 원고들과 이 사건 법인 사이의 우회거래를 주장한 중간 매개인들

분쟁 상황

원고들은 '이 사건 법인'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신주인수권을 직접 취득하지 않고, G 등 특수관계가 없는 중간 당사자를 통해 취득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이익을 얻자, 세무 당국은 원고들이 이 사건 법인과 특수관계인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신주인수권을 취득하여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증여세 부과 처분이 법률적 근거가 부족하고 실질과세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서 특정 유형의 거래에 대해 증여세 과세 대상을 제한적으로 규정한 경우, 이와 다른 포괄적 증여세 규정을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
2. 신주인수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여러 단계의 거래가 있었을 때, 이를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세금 회피를 위한 우회거래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들(세무 당국)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개인들)의 손을 들어준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세무 당국이 원고들에게 부과한 증여세는 모두 취소됩니다.

결론

재판부는 세무 당국이 전환사채 신주인수권 취득에 대해 부과한 증여세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거래의 실질을 왜곡하여 과세한 것이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 및 다목: 이 규정은 전환사채 등의 주식 전환으로 얻는 이익 중, 발행 법인의 최대주주나 그의 특수관계인이 해당 법인으로부터 '직접' 또는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을 통해 전환사채 등을 인수·취득한 경우에 한정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도록 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원고들이 자본시장법상 인수인 외의 자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취득했으므로, 이 규정의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1항 제6호: 이른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규정으로, 개별 가액산정 규정(제4호)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경우 개별 규정을 준용하여 증여재산의 가액을 계산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에서는 개별 규정(제40조)이 명시적으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거래에 대해서는 이 포괄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3. 실질과세원칙: 조세법률관계에서 형식이나 외관에 상관없이 경제적 실질에 따라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는 부당한 조세 회피 행위를 규제하기 위함이며, 납세의무자가 합리적인 경제적 목적하에 여러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한 경우,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단계 거래에서 사업상 목적, 시장 관행, 위험 부담 등이 존재했다면, 단순히 결과적인 이익만을 가지고 증여로 재구성하여 과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4.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9조 제11항, 제12항: '인수'와 '인수인'의 정의를 규정하며, 증권을 모집, 사모, 매출하는 경우 인수를 하는 자를 인수인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으로부터 신주인수권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의 이유를 인용하는 근거 조항입니다.

참고 사항

1. 개별 규정의 제한적 해석: 특정 자산 거래에 대한 증여세 과세 규정(예: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0조)이 과세 대상을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다면, 해당 범위에 들지 않는 거래는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포괄적인 증여세 규정(예: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1항 제6호)을 적용하여 과세 대상을 확장하는 것은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2. 실질과세원칙의 적용 한계: 여러 단계를 거친 복잡한 거래에서 최종적인 이익 발생 결과만을 보고 거래 전체를 증여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래 각 단계에 합리적인 사업상 목적이나 경제적 필요가 있었고, 시장 관행에 부합하는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으며, 주가 변동 위험을 감수하는 등 조세 회피 목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함부로 직접 증여로 재구성하여 과세할 수 없습니다.
3. 거래의 합리성 입증: 신주인수권 등 자본 거래 시, 거래 가격, 행사가액 결정 방식, 당시 시장 상황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부당한 거래가 아니었음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리픽싱(refixing)' 조항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의 범위 내에서 주가 하락 위험을 여전히 부담했다면, 조세 회피 목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