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납품업체 부당거래 과징금 일부 취소 판결

대형마트인 A 주식회사가 납품업자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상품을 반품하고, 납품업체 직원들을 부당하게 사용하며, 허위 매출을 발생시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수령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총 4억 5천 6백만 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반품 행위는 정당했고 납품업체 직원은 납품업체를 위한 업무만 했으며, 허위 매출은 직원의 일탈행위였고 과징금이 과중하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2016년 매출액 1조 3,542억 원 이상인 대규모 유통업체)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하고 제재하는 행정기관)
• 피고 보조참가인: 주식회사 B (A 주식회사에 상품을 납품한 업체이자 직원을 파견한 업체)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8개 납품업자와 직매입 거래를 하면서 명절 선물세트나 상품 하자를 이유로 총 1억 2천 6백만 원 상당의 상품 4,329개를 반품했습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주식회사 B로부터 최소 47명 이상의 종업원을 파견받아 매장 업무에 상시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종업원 파견에 대한 서면 약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주식회사 B와 공모하여 총 3억 2천 3백 4십만 원의 허위 매출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1%의 수수료 명목으로 3백 2십 3만 4천 원의 부당 이익을 수취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세 가지 행위를 각각 유통업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억 5천 6백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대규모유통업자가 명절 선물세트나 상품 하자를 이유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반품한 행위가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에 해당하는지 여부
2. 납품업체 직원을 파견받아 사용한 행위가 법률에서 정한 서면 약정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당한 종업원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직원이 허위 매출을 발생시키고 납품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행위가 부당한 경제상 이익 수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로 인한 과징금 산정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행위와 부당한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 사용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부당한 경제상 이익 수령행위에 대한 과징금(3억 1천 2백만 원)에 대해서는, 실제 원고가 얻은 부당 이익(323만 4천 원)에 비해 과징금이 약 100배에 달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해당 과징금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총 과징금 4억 5천 6백만 원 중 3억 1천 2백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이 취소되어, A 주식회사는 1억 4천 4백만 원의 과징금을 납부하게 되었습니다. 시정명령 자체는 모두 유지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과징금 액수가 실제 부당 이득에 비해 과도할 경우 행정기관의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판단하여 과징금 일부를 취소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불공정거래행위 제재의 필요성과 함께 행정처분의 비례 원칙 준수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동시에 강조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유통업법) 제10조 제1항: 대규모유통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납품받은 상품을 반품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사건에서 A 주식회사는 명절 선물세트 반품 시 구체적인 반품 조건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고, 상품 하자를 이유로 한 반품에도 그 하자의 내용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해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법의 목적은 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반품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인정됩니다.
2. 대규모소매업에 있어서의 특정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대규모소매업고시) 제8조 제4항: 대규모소매업자가 납품업자 등으로부터 종업원을 파견받아 '자기 등의 업무'에 종사시키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다만, 파견 조건(업무 내용, 노동 시간, 파견 기간 등)을 사전에 서면으로 명확히 약정하고 해당 상품의 판매 업무에만 종사시키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A 주식회사가 종업원 파견을 위한 서면 약정을 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작성하여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여기서 '자기 등'에는 납품업자 자신도 포함되므로, 납품업체 직원이 납품업체의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서면 약정은 필수입니다.
3. 대규모소매업고시 제9조 제1항 및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대규모소매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납품업자로부터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수령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A 주식회사의 직원이 허위 매출을 일으켜 납품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부과되므로, 직원의 일탈행위라 하더라도 회사가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4. 공정거래법 제24조의2, 제6조 및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10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에 관한 규정으로, 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정액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허위 매출은 실제 상품 판매가 없는 가공의 매출이므로, 관련된 상품이나 용역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여 매출액 산정이 곤란하다고 보아 정액과징금 부과 방식 자체는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의 법리: 행정청의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 재량을 행사함에 있어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했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지나치게 가혹한 경우,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허위 매출로 인한 실제 부당 이득(323만 4천 원)에 비해 부과된 과징금(3억 1천 2백만 원)이 약 100배에 달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여 해당 과징금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위법한 부분을 취소할 수 있을 뿐,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적정한 금액을 직접 정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사항

1. 모든 거래 조건, 특히 반품 조건 및 종업원 파견 조건은 계약서에 명확하게 명시하고 서면으로 합의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나 일반적인 기대만으로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 명절 선물세트와 같은 한시적 상품이라도 반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계약서에 없으면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반품이 필요한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와 조건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3. 상품 하자를 이유로 반품할 경우, 하자의 구체적인 내용과 누구의 책임인지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한 반품동의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납품업자 직원의 파견을 받을 때는 업무 내용, 노동 시간, 파견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을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해야 합니다. 이는 파견된 직원이 대규모유통업체의 업무가 아닌 납품업체의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5. 매출 증대를 위한 허위 매출 발생은 대규모유통업자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일탈행위라고 주장하더라도, 회사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6.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은 재량행위이지만, 부과된 과징금 액수가 위반행위로 얻은 실제 부당 이득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다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정되어 일부 취소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부당 이득의 실제 규모와 위반행위의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충분히 소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