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해외 자회사 지급보증료 세금 부과 취소 판결

한국전력공사가 해외 자회사에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받은 수수료에 대해 삼성세무서장이 법인세를 부과한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세무서장은 처음에 국세청 모형을 적용했으나 1심에서 취소되었고, 항소심에서 '무디스 모형'을 새로운 과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무디스 모형이 신설 법인인 해외 자회사에 적용하기에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여 세무서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법인세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피항소인): 한국전력공사 (해외 자회사에 지급보증 용역을 제공한 모회사)
• 피고 (항소인): 삼성세무서장 (한국전력공사에 법인세를 부과한 과세관청)
• 이 사건 회사: 한국전력공사가 100% 출자하여 홍콩에 설립한 해외 자회사 (지급보증 용역을 받은 회사)

분쟁 상황

한국전력공사는 2006년 11월 21일 홍콩에 100% 출자한 해외 자회사(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고, 2007 사업연도에 해당 자회사에 지급보증 용역을 제공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세무서장은 2013년 3월 20일, 2007 사업연도 법인세 218,775,330원을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이 과세 처분은 한국전력공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지급보증 수수료가 정상가격보다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 법인세 부과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고, 1심 법원에서는 국세청 모형에 따른 과세가 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이에 세무서장은 항소심에서 '무디스 모형'을 새로운 예비적 처분 사유로 제시하며 지급보증 정상수수료율을 0.44% ~ 0.79%로 산정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신고한 수수료율 0.14%는 이 범위에 미치지 못하므로, 차액에 해당하는 법인세 51,096,410원이 정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한국전력공사와 해외 자회사 간의 지급보증 거래에 대한 정상가격(독립된 기업 간의 거래에서 적용될 가격)을 산정할 때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다양한 방법들 중 어떤 방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둘째, 피고(세무서장)가 항소심에서 예비적 처분 사유로 추가한 '무디스 모형'이 해당 법령에서 인정한 '기타 거래의 실질 및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에 해당하는지 여부. 셋째, 특히 신설 법인인 이 사건 회사에 무디스 모형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삼성세무서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2013년 3월 20일에 부과된 2007 사업연도 법인세 218,775,330원(가산세 포함) 부과처분을 취소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한국전력공사의 해외 자회사 지급보증 거래에 대해 '비교가능 제3자 가격방법' 등 일반적인 정상가격 산출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타 거래의 실질 및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고, 피고가 제시한 무디스 모형의 기본적인 구조 자체는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무디스 모형의 구체적인 산출 과정 중, 산정된 지급보증수수료율 범위에서 통계적인 사분위값(하위 25%와 상위 25%)을 적용하여 범위를 축소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무디스 리스크칼크 모델 자체가 설립 2년 내의 신생기업 데이터를 제외하고 있어 이 사건 회사와 같이 설립 직후의 신생기업에 적용하기에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무디스 모형에 기초한 피고의 법인세 부과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세무서장의 항소를 기각하여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이하 '구 국제조세법') 및 동법 시행령의 정상가격 산출 방법에 대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 정상가격 산출방법의 우선순위 (구 국제조세법 제5조 제1항, 구 국제조세법 시행령 제4조):

  • 구 국제조세법은 정상가격 산출방법으로 비교가능 제3자 가격방법, 재판매가격방법, 원가가산방법 등을 규정하고, 이 방법들로 산출할 수 없는 경우에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을 적용하도록 합니다.
  • 구 국제조세법 시행령은 '기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이익분할방법, 거래순이익률방법, 매출총이익의 영업비용에 대한 비율 방법 등을 열거하고, 이 방법들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기타 거래의 실질 및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을 보충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개별 방법 적용의 어려움: 법원은 지급보증 용역의 특성과 비교 대상 거래 자료 확보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비교가능 제3자 가격방법이나 원가가산방법 등을 적용하여 정상가격을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무디스 모형'의 합리성 검토:
    • 모델 자체의 합리성: 무디스 리스크칼크 모델은 신용평가기관의 자회사에서 개발한 비상장기업 부도율 모델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신용평가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법론에 속합니다. 이에 따라 피고가 이 모델을 사용하여 해외 자회사의 신용등급 및 부도율을 추정한 것은 기본적인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았습니다.
    • 모회사 지원 가능성 반영: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을 신용등급 조정(notching)으로 반영하여 부도율의 범위를 설정하는 방식 또한 신용평가업계에서 통상 사용하는 방법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아 합리성을 인정했습니다.
    • 예상 손실률 적용: 신BIS 협약의 기준(무담보 우선채권 45%, 무담보 후순위채권 75%)을 적용하여 예상 손실률을 범위로 설정한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사분위값 적용의 불합리성: 그러나 법원은 무디스 모형 4단계까지 산출된 지급보증수수료율 범위에 사분위값을 적용하여 범위를 축소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모형의 결과가 실제 관측된 비교거래에 기반한 것이 아니므로, 통계적으로 극단적인 값을 배제하기 위한 사분위법을 적용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입니다.
    • 신설 법인 적용의 불합리성 (가장 결정적인 판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디스 리스크칼크 모델이 설립 2년 내의 신생기업 데이터를 제외하고 설계되었으며, 신생기업의 부도 확률은 모델에서 추정한 모집단의 부도 확률과 많이 다를 수 있어 모델 적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 회사가 2006년 11월 설립된 신설 법인이었으므로, 이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록 무디스 모형의 일부 구성 요소는 합리적일 수 있으나, 신설 법인에 대한 적용의 부적합성과 사분위값 적용의 불합리성 때문에 '거래의 실질 및 관행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된 사례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정상가격 산정 방법 선택의 신중성: 해외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시에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상가격 산정 방법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적용이 어려운 경우 그 사유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 자료 확보 및 모델 적용의 합리성: 통계 모델을 활용하여 정상가격을 산정할 경우, 해당 모델이 거래 대상 기업의 특수성(예: 신설 법인 여부, 업종 특성 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모델 자체가 특정 유형의 기업을 배제하는 경우, 해당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 모회사가 해외 자회사에 지급보증을 할 경우, 모회사의 신용도와 지원 가능성이 자회사의 신용 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자료(신용평가사의 등급 조정 방법론 등)를 통해 충분히 반영해야 합니다.
• 예상 손실률 산정의 근거: 지급보증에 따른 예상 손실률(부도 시 예상 회수율)을 산정할 때는 채권의 종류, 담보 제공 여부, 산업 및 거시경제 변수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통계 자료를 활용하더라도 그 근거와 합리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 과세관청의 모델 및 방법론 검토: 과세관청이 제시하는 정상가격 산정 모델이나 방법론의 각 단계가 법률적, 통계적, 실무적 측면에서 합리적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반박해야 합니다. 특히 통계적 범위를 임의로 축소하는 사분위값 적용 등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