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 계약 및 대금 지연 지급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사건

대보정보통신 주식회사는 정보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원사업자로서, 125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수급사업자들에게 용역 및 건설 위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을 여러 차례 위반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계약 서면을 늦게 발급하고,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며, 선급금과 하도급대금을 법정 기일보다 늦게 지급하고 이에 따른 지연이자를 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건설 위탁 과정에서는 하도급대금 지급 보증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보정보통신에 시정명령과 1억 6백만 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고, 대보정보통신은 이 처분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대보정보통신 주식회사: 정보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및 전기공사업을 하는 원사업자입니다. 이 사건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지목된 회사입니다.
•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법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주식회사 시스원 등 125개 중소기업자: 대보정보통신으로부터 용역 및 건설 위탁을 받은 수급사업자들입니다. 이들은 대보정보통신의 불공정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대보정보통신 주식회사는 정보시스템 통합(SI) 산업 분야에서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11년 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주식회사 시스원 등 125개 중소기업 수급사업자들에게 여러 용역 및 건설 위탁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1. 서면 발급 의무 위반: 2011년 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59개 수급사업자에게 74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들이 용역을 시작한 이후에야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계약 내용 등이 포함된 서면을 발급했습니다.
2. 부당특약 설정 행위: 2014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35개 수급사업자에게 36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유지보수 추가 수행을 거절할 수 없도록' 하거나, 원고가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감액받을 경우 감액 금액의 2배를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에서 상계하는 등의 불공정한 특약을 계약에 포함했습니다.
3. 선급금 지연 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행위: 5개 수급사업자에게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은 날로부터 15일을 초과하여 선급금 1억 6천2백8십5만6천 원을 지연 지급하고, 이에 대한 지연이자 1백3십6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4.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행위: 2011년 4월부터 2014년 6월까지 84개 수급사업자에게 35건을 용역 위탁한 후,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수령하고도 법정 지급기일을 초과하여 하도급대금 35억 7천5백8십4만8천 원을 지연 지급했으며, 지연이자 6천9백1십1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5.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불이행 행위: 2011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6개 수급사업자에게 8건의 건설 위탁을 하면서 하도급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위반 행위들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보정보통신에 시정명령과 총 1억 6백만 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내렸습니다. 대보정보통신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부 수급사업자들이 다국적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대리인으로 원사업자(대보정보통신)보다 실질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따라서 하도급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대보정보통신의 행위들이 구체적으로 하도급법에서 금지하는 서면 발급 의무 위반, 부당특약 설정, 선급금 및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불이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납부 명령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대보정보통신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하도급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법률 문언상 대보정보통신이 원사업자이고 주식회사 시스원 등 125개 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하도급법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일부 수급사업자가 외견상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는 대보정보통신의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각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계약 서면을 늦게 발급한 행위,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부당한 특약을 설정한 행위, 선급금과 하도급대금을 지연 지급하고 지연이자를 주지 않은 행위, 건설 위탁 시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은 행위 모두 하도급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부당특약의 경우, 실제로 적용된 적이 없더라도 특약 설정 자체로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과징금 부과 명령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원고의 자진 시정 노력, 부당이득 소멸, 위반 금액의 비율 등을 고려하여 과징금을 50% 감경했으며, 위반 행위의 개수와 중대성,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대보정보통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함을 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이하 '하도급법') 제2조 (정의)​:
  •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수리, 건설, 용역 등을 위탁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하도급거래'로 정의합니다. 이 사건에서 대보정보통신은 '중소기업자가 아닌 사업자로서 중소기업자에게 제조등의 위탁을 한 자'에 해당하여 '원사업자'로, 주식회사 시스원 등 125개 중소기업자는 '수급사업자'로 인정되었습니다. '건설위탁'의 범위에는 건설산업기본법상의 건설업자 외에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공사업자도 포함됩니다.
• 하도급법 제3조 제1항, 제2항 (서면 발급 의무)​:
  •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용역 수행 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하도급계약의 내용 등 법정 기재사항이 포함된 서면을 발급해야 합니다. 위탁 시점에 확정하기 곤란한 사항이 있는 경우에도 정당한 사유를 기재하고 해당 사항이 정해지는 예정 기일을 적어 서면을 발급해야 합니다. 이는 수급사업자의 불이익 방지 및 사후 분쟁 예방을 위한 것입니다.
• 하도급법 제3조의 4 제1항 (부당특약 금지)​:
  •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 조건을 설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발주자가 감액한 금액의 2배를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에서 상계하거나, 원자재 가격변동 및 추가 업무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조항이 부당특약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러한 특약은 실제로 실현되지 않았더라도 설정하는 것 자체가 위법입니다.
• 하도급법 제6조 제1항, 제2항 (선급금 지급 의무 및 지연이자)​:
  •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은 경우,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선급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지연할 경우 그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 하도급법 제13조 제3항, 제8항 (하도급대금 지급 의무 및 지연이자)​:
  •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법정 지급기일 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지급기일을 초과하여 대금을 지급할 경우, 그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 하도급법 제13조의 2 제1항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 건설 위탁의 경우, 원사업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해야 합니다.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5조의3 및 하도급법 시행령 제13조 (과징금 부과 기준)​:
  • 하도급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법률에 근거하며, 위반 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 횟수, 관련 매출액, 위반으로 얻은 이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됩니다. 자진 시정 여부, 부당이득 환수 여부 등은 과징금 감경 사유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과징금은 부당이득 환수뿐만 아니라 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적 성격을 가집니다.

참고 사항

이 판결은 하도급거래에 참여하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하도급법의 적용 범위: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지위가 법률 문언상 명확하다면, 일부 수급사업자가 외견상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하도급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습니다. 하도급법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합니다.
• 계약 서면 발급 의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용역 또는 건설 위탁을 할 때, 해당 행위가 시작되기 전에 법정 기재사항이 모두 포함된 계약 서면을 발급해야 합니다. 계약 시점에 확정하기 어려운 사항이 있더라도 그 이유와 예정일을 명시하여 서면을 발급해야 합니다. 아무런 서면도 발급하지 않거나 늦게 발급하는 것은 법 위반입니다.
• 부당특약 설정 금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 조건은 실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설정하는 것 자체가 하도급법 위반입니다. 예를 들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대금 조정 요구를 제한하거나,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 없이 발생하는 추가 업무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조항 등은 부당특약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대금 및 이자 지급 의무: 원사업자는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으면 15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하도급대금 역시 법정 지급기일을 엄수해야 합니다. 만약 지급이 지연될 경우, 해당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를 반드시 지급해야 합니다. 지연이자는 수급사업자의 금융상 불이익을 보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건설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건설 위탁의 경우, 원사업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해야 합니다. 이때 '건설위탁'의 범위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공사뿐만 아니라 전기공사업법,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공사도 포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설치공사' 등 독립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경우 건설위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과징금 부과 및 감경: 하도급법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은 위반 행위의 중대성, 관련 수급사업자의 수, 위반 금액의 규모,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자진 시정 노력이나 부당이득 환수 여부가 감경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이는 법 위반의 책임을 면제해주지는 않으며, 최종 과징금 액수는 위원회의 재량 범위 내에서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