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건설사 담합 시정명령 취소 판결

주식회사 한진중공업을 포함한 19개 건설사는 본래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사업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재정사업으로 전환된 후에도 컨소시엄을 유지하며 업체별 지분을 합의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행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보아 시정명령을 내렸고, 한진중공업은 이에 불복하여 시정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지분 합의의 존재와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여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한진중공업이 특정 공구 배분 합의에 직접 참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중 '낙찰 받을 건설공구'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한진중공업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4대강 사업 관련 지분 담합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19개 건설사 중 하나)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국가기관)
• 원고 등 19개사: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경남기업, 계룡건설산업, 금호산업, 삼환기업, 쌍용건설, 코오롱글로벌, 한화건설, 동부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모두 4대강 살리기 사업 입찰과 관련하여 지분 합의에 참여한 건설사들)

분쟁 상황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재정사업)으로 변경 추진하자, 기존 대운하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형 건설사들(상위 1~22위 중 19개사)이 다시 모여 4대강 사업의 전체 지분을 나누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라 일부 건설사들은 실제 입찰에서 자신들이 맡을 공구를 사전에 결정하고 낙찰받는 등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행위로 보고 시정명령을 내리자, 해당 건설사 중 하나인 한진중공업이 명령이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하여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를 포함한 19개 건설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관해 업체별 지분을 나누기로 합의한 공동행위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2. 위 공동행위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경쟁제한성)를 가졌는지
3.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중 '낙찰 받을 건설공구' 부분이 원고에게 적용될 만큼 합의에 가담한 증거가 충분한지
4.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에 해당하는지

법원의 판단

1. 시정명령 제1항 중 '낙찰 받을 건설공구'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한진중공업을 포함한 19개 건설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물량을 배분하기 위한 지분 합의를 한 사실과 그 합의가 경쟁제한성을 가졌다는 점을 인정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 대부분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이 '낙찰 받을 건설공구'를 직접 합의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해당 부분의 시정명령은 취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진중공업은 지분 합의에 대한 책임을 면하지 못했지만, 특정 공구 배분 합의에 대한 책임은 부분적으로 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 이 조항은 사업자가 '생산량, 출고량, 운송량 또는 판매량을 제한하거나 원료 또는 상품의 구매를 제한하는 행위'와 같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를 할 수 없음을 규정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19개 건설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지분 합의를 통해 공사 물량을 사실상 할당하고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이 조항을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2.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 법리: 법원은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을 갖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상품의 특성,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 해당 행위가 시장 및 사업자들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행위로 인해 가격, 수량, 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19개 건설사의 지분 합의가 4대강 사업의 공사 물량을 할당하여 건설사 간 경쟁을 제약하고 입찰의 취지를 몰각시켰다고 판단하여 경쟁제한성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초기 사업 목표나 방식(예: 민자사업에서 재정사업으로 전환)이 변경되더라도, 건설사 간에 사업 물량이나 지분을 사전에 나누기로 한 합의가 유지된다면 담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상위 건설사들 간의 컨소시엄 구성이나 지분 합의는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합니다.
3. 내부 결재 문서, 관계자들의 일치된 진술 등은 담합 행위의 증거로 강력하게 활용될 수 있으므로, 기업은 합의 내용에 대한 기록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4. 담합 행위가 직접적인 가격 인상이나 불필요한 비용 감소 등의 표면적인 경제적 효율성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더라도,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본질적 성격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5.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할 때는 위반 행위에 대한 증거의 구체성과 해당 당사자의 직접적인 가담 여부를 명확히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체 지분 합의에 참여했더라도 특정 공구 배분 합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에 대한 명령은 취소될 여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