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의약품등 표준제조기준’을 개정하여 특정 외피용 연고제 5개 품목(안티푸라민, 마데카솔연고 등)과 카타플라스마제 2개 품목(대일시프핫, 대일시프쿨)을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하는 고시를 발표하자, 관련 제약회사 또는 약사들이 이 고시가 행정규제기본법 및 행정절차법을 위반하고 약사법상 의약외품 지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취소를 요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 고시가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기존 규제를 강화한 것이 아니므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며, 재분류된 품목들은 인체 작용이 약하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어 약사법상 의약외품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1년 7월 21일 고시 제2011-37호를 통해 의약품등 표준제조기준을 일부 개정하면서, 그동안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었던 안티푸라민, 마데카솔연고, 센텔레이즈연고, 센텔라제연고, 카스칼크림 등 5개 외피용 연고제와 대일시프핫, 대일시프쿨 등 2개 카타플라스마제를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품목들을 취급하는 제약회사나 약사들은 이러한 재분류가 자신들의 독점적 판매권을 제한하고, 고시 과정에서 행정 절차적 위법이 있었으며, 해당 품목들이 약사법상 의약외품이 아닌 의약품의 성질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고시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의약품등 표준제조기준 일부개정고시가 적법하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즉, 해당 연고제와 카타플라스마제를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고시가 행정규제기본법상 규제 신설 또는 강화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받거나 규제영향분석서를 작성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행정절차법상 관계기관 의견 수렴에 있어서 규제개혁위원회가 필수적인 ‘관계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재분류된 연고제와 카타플라스마제에 대해서는, 장기간 사용 경험, 부작용 사례 축적, 최신 과학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인체에 대한 작용이 약하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으며, 오남용 우려가 적고 의사 전문지식 없이도 사용 가능하며 약리작용상 부작용도 적다는 점을 들어 약사법상 의약외품으로 지정될 수 있는 성질을 갖추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있는 물품이라도 인체 작용이 약하면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법리도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의약외품 지정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이며, 이 사건 고시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은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약사법 제2조 (정의): 의약품과 의약외품의 정의 및 구별 기준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람의 질병을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 중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은 의약외품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보아, 치료 효과가 있더라도 인체 작용이 약한 경우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행정규제기본법 제10조 (규제의 신설 또는 강화), 제11조 (규제영향분석서 작성 및 공표): 행정청이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기존 규제를 강화할 때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규제영향분석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한 것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해당 절차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행정절차법 제46조 제1항 (행정예고), 시행령 제24조의2 제1항 (관계기관 의견 수렴):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주거나 많은 국민의 이해가 상충되는 정책 변경 시 행정예고를 하고 관계기관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법원은 규제개혁위원회가 이 사건에서 ‘의견을 들어야 하는 관계기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행정청의 재량행위: 행정청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의약외품 지정과 같은 품목 분류는 전문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재량행위에 해당하며, 법원은 행정청의 재량권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행사되었는지를 심사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품목의 안전성, 사용 경험, 과학기술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행정청의 고시나 처분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해당 처분이 어떤 법률과 절차를 따랐는지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행정규제 관련 법률과 행정절차법상의 의무를 지켰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품의 분류(예: 의약품 vs. 의약외품)는 해당 제품의 성분뿐만 아니라 인체에 미치는 작용의 강도, 안전성, 오남용 가능성, 사용의 전문성 요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치료 효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의약품으로만 분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행정청의 결정이 ‘재량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은 해당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 여부를 주로 심사합니다. 행정청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판단했다면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계 법령의 문구 해석에 따라 행정청이 거쳐야 하는 절차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떤 기관이 ‘관계기관’에 해당하는지, 어떤 상황이 ‘규제의 신설 또는 강화’로 볼 수 있는지 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