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노동자 뇌출혈 요양급여 불승인 사건

원고는 건설현장 일용직 및 아파트 하자보수 업무를 하던 중 쓰러져 '전교통동맥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은 원고의 업무와 질병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불승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부산 B아파트 건설현장 일용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하자보수 업무를 담당하던 중 뇌출혈이 발병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에 대해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 부족을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내린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건설현장 일용근로자 및 아파트 하자보수 업무를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도한 부담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전교통동맥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 발병했다고 주장하며 업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의 업무와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소견을 근거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이 처분의 적법성을 두고 법정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일용근로자 A씨가 업무 중 발병한 '전교통동맥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즉 원고의 업무와 뇌출혈 발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장시간의 육체적 강도 높은 업무 수행 및 아파트 입주민과의 마찰, 하자보수 책임, 고용 불안감 등으로 인한 과도한 정신적 부담이 뇌출혈 발병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원고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하는 만성과로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고, 발병 전 24시간 내 돌발적인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도 없었으며, 업무상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도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에게 관리되지 않은 본태성 고혈압, 약 20년간의 흡연력, 음주력 등 뇌혈관 질환의 개인적 위험인자가 있었던 점도 고려하여, 피고의 요양불승인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 인정 기준과 인과관계 입증 책임에 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 '업무상의 재해'의 정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핵심은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했는지 여부, 즉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인과관계의 입증 책임 및 정도: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적인 의학적, 자연과학적 증명에 의해서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 환경, 같은 작업장 근로자들의 동종 질병 이환 여부 등 여러 간접 사실을 종합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충분합니다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6두8204 판결 등). 하지만 단순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고용노동부 고시상의 뇌심혈관 질환 인정 기준: 뇌심혈관 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만성과로'와 '급성과로'에 대한 구체적인 근로시간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근로시간이 이러한 고시 기준에 미달한다는 점이 주요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 발생 사이에 명확하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과로와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다음과 같은 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근로시간 및 업무 강도 입증: 고용노동부 고시의 만성과로 기준(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60시간 또는 52시간 초과,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64시간 초과 등)과 비교하여 본인의 근로시간을 객관적인 자료(근태 기록, 업무 일지, 초과근무 수당 내역 등)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기간(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량 또는 업무 강도 급증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 돌발 상황 및 스트레스 요인 구체적 증명: 발병 전 업무와 관련된 돌발 상황,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 또는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뇌혈관 기능에 영향을 줄 정도의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음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사고 보고서, 동료 증언, 관련 서류 등)를 통해 입증해야 합니다.
• 개인적 소인 고려: 고혈압, 흡연, 음주 등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업무와의 인과관계 입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개인적 소인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질병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 의학적 소견의 중요성: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소견 외에, 다른 의학적 전문가의 소견이나 근거를 통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