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피고 병원에서 근침윤성 방광암 수술을 받은 환자 G가 전이암으로 사망하자 그 유족인 원고들이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재발 및 전이 추적 관찰 미흡, 보조적 항암화학요법 미시행, 설명의무 위반 등의 의료상 과실이 있음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의료진의 진료행위에 과실이 없었으며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근침윤성 방광암 진단을 받은 G는 2016년 11월과 12월 피고 병원에서 방광암 절제술 및 방광전적출술 등을 받았습니다. 2017년 1월 퇴원 후 외래 추적 관찰을 받던 중 2017년 3월 CT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없었으나, 2017년 11월 혈액검사에서 골전이, 2017년 12월 CT 및 PET-CT 검사에서 전신 전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항암치료를 계획했으나 G의 몸 상태 악화로 시행하지 못했고, G는 2018년 3월 1일 방광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이에 G의 유족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2017년 3월 CT 검사 후 9개월이 지난 12월에야 CT 검사를 시행하여 전이를 늦게 발견한 과실, 그리고 근침윤성 방광암에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보조적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과실, 또한 항암화학요법의 선택 가능성과 효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있다고 주장하며 총 98,147,32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의 방광암 수술 후 재발 및 전이 추적 관찰 소홀, 보조적 항암화학요법 미시행, 그리고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의 선택 가능성 및 효과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근침윤성 방광암 치료 과정에서 CT 검사 주기를 지연하거나 보조적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 당시 의료수준에서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벗어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항암화학요법 미시행이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이미 항암화학요법의 존재를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의사의 '주의의무'와 '진료방법 선택의 자유', 그리고 '설명의무'에 대한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와 같은 조항에 따라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나, 본 사건에서는 의료과실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다13045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95635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36848 판결,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0906 판결 등)에 따르면, 의사는 생명·신체·건강 관리 업무의 특성상 환자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주의의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하며, 이는 통상의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되는 '의학상식'을 의미합니다. 또한 의사는 환자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 판단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특정 진료방법을 선택하지 않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하여 곧바로 의료과실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설명의무의 경우, 단순히 모든 가능한 치료법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환자에게 중요한 선택 기회를 박탈했는지 여부와 설명의무 위반이 환자의 손해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의료사고 소송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해당 의료행위가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시인되는 의학적 수준, 즉 '의학상식'을 벗어났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과실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CT 등 영상검사 주기는 특정 질병에 대한 '확립된 검사주기'가 없을 경우 여러 의학적 견해 중 합리적인 범위 내의 주기를 선택한 것이라면 의료과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특정 치료법(항암화학요법 등)의 시행 여부는 환자의 병기, 전이 여부, 나이, 몸 상태, 치료의 장단점 및 부작용 등 여러 의학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며, 의사의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특정 방법을 선택하지 않은 것만으로 과실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역시 의료진이 제공해야 할 정보의 내용과 범위, 환자의 인식 수준, 그리고 설명의무 위반과 환자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