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관리 계약 주택의 임대인과 임차인 확인 및 보증금 반환 사건

이 사건은 건물 소유자 원고가 주택임대관리업체인 F에 위탁 관리 계약을 맺고 임차인을 구하던 중, 피고가 F와 계약을 체결하며 임대인으로 원고를, 임차인으로 피고를 명시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확정일자와 전입신고까지 마친 사안입니다. 하지만 원고는 피고가 F의 전차인에 불과하며, 계약 종료 후 주택을 무단 점유했으므로 부당이득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F가 원고의 정당한 대리인으로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며,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권리 있는 점유였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F가 원고의 포괄적인 대리인으로서 피고와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판단했고, 피고가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주택을 점유한 것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기각하고 피고에게 임대차보증금 잔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천안시 서북구 D건물 제5층 E호의 소유자이자 이 사건 주택의 임대인으로 주장하는 측
• 피고(반소원고) B: 이 사건 주택을 임차하여 점유해 온 임차인으로 주장하는 측
• 주식회사 F: 원고 A로부터 주택임대관리(위탁관리) 계약을 통해 임대차 계약 체결 권한을 위임받은 회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자신의 주택을 주식회사 F에 위탁하여 관리하게 했고 F는 피고 B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때 계약서상에는 임대인을 원고 A로 명시하고 F를 A의 대리인으로 표기했지만, 별도로 F가 주택을 임차하여 피고 B에게 다시 전대하는 형태의 계약서도 작성되었습니다. 임대차 기간이 종료된 후, 피고 B는 원고 A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원고 A는 피고 B를 F의 전차인으로 보아 자신은 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B가 주택을 무단 점유했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금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본소)을 제기했고, 피고 B는 원고 A가 임대인으로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며 반소 청구를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을 때, 해당 계약이 임대인 본인과 임차인 사이의 직접 임대차 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관리업체와 임차인 사이의 전대차 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주택을 계속 점유한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다툼의 대상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A는 피고 B에게 37,098,388원 및 이에 대한 2024년 11월 23일부터 2024년 11월 25일까지는 연 5%의 비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본소 청구(건물 명도 및 부당이득 반환)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원고 A가 부담한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주택임대관리업체 F가 원고 A의 대리인으로서 피고 B와 적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보았으며, 피고 B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주택을 점유한 것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므로 원고 A의 부당이득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는 피고 B에게 임대차보증금 잔액 37,098,388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며, 본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 밖의 법률행위를 했더라도, 상대방이 그 대리인에게 해당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 행위에 대해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식회사 F가 원고 A의 대리인으로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포괄적인 권한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지만, 만약 F가 권한 밖의 행위를 했더라도 피고 B가 F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원고 A가 책임져야 할 수 있습니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제2항 (임대차 기간 종료 후의 보호): 주택임대차 계약이 기간 만료 등으로 종료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규정으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주택을 점유하더라도 이를 불법 점유나 권원 없는 점유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과 주택 인도를 동시이행 관계로 주장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의 점유에 대해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없습니다.
3. 계약 당사자의 확정 및 대리권의 범위: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해석하여 결정하며,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합리적인 상대방의 관점에서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했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상대방이 대리인과 본인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가 일치했다면 대리권의 유무와 관계없이 상대방과 본인이 계약의 당사자가 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위임장의 내용, 계약서의 표기, 임차인의 대항력 확보 노력 등을 종합하여 F가 원고 A의 포괄적인 대리인으로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당사자는 원고 A와 피고 B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당사자 및 대리권 확인: 주택임대관리업체 등을 통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실제 임대인(주택 소유자)이 누구인지, 그리고 계약을 체결하는 관리업체 또는 담당자가 임대인으로부터 적법한 대리권을 위임받았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위임장, 인감증명서, 신분증 사본 등을 꼼꼼히 대조하고, 가능하다면 실제 임대인과 직접 소통하여 대리권 유무와 계약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계약서 내용의 명확성: 표준임대차계약서와 같이 임대인, 임차인, 대리인이 명확히 기재된 주된 계약서 내용을 우선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만약 전대차와 같이 다른 형태의 계약서가 함께 작성된 경우, 주된 계약서의 내용과 모순되거나 불분명한 부분이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자신의 법적 지위(임차인인지 전차인인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3.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권리 확보: 임차인으로서 대항력(주민등록 및 주택 인도)과 우선변제권(확정일자)을 갖추는 것은 보증금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므로, 계약 체결 후 지체 없이 관련 절차를 완료해야 합니다. 전차인의 경우 이러한 권리를 직접 취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4.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반환 문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으나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차 주택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해 보호됩니다. 이 경우 임차인이 주택을 점유하더라도 부당이득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 의무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사용 수익한 기간에 대한 차임은 보증금에서 공제될 수 있습니다.
5. 증거 자료 보존: 계약서, 위임장, 임대인 및 대리인의 신분 확인 자료, 보증금 이체 내역, 대화 기록 등 임대차 계약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잘 보관하여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해야 합니다.